얍 판 츠베덴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이 1월 취임 콘서트에서 지휘한 말러 교향곡 1번 연주가 18일 애플뮤직 클래시컬에서 음원으로 공개됐다.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콘서트 실황과 4, 5월 같은 장소에서 추가 녹음한 연주를 편집했다. 츠베덴 감독은 “서울시향과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고 녹음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온 바 있다. 서울시향은 2011년 정명훈 당시 음악감독 지휘로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같은 곡을 음반으로 발매한 바 있다.
츠베덴 감독은 “나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처음지휘하는 공연에서도 이 곡을 지휘했다. 나는 이 곡과 성장해왔다”며 “이 작품은 청년 말러의 고뇌와 방황, 극복을 담고 있다. 말러의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오케스트라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다”라고 말했다.
음원으로 듣는 이 곡에서 츠베덴은 다양한 색채의 음향과 정밀한 표현력을 이끌어낸다. 첫 악장에서 새벽의 신비를 표현하는 서주부를 지나 주선율로 들어서는 동안 첼로의 주제에 다른 성부들이 가세하면서 각 파트의 조화가 편안히 잡혀나갔다. 모서리마다 빛이 살아있는, 서로를 듣는 유기적인 표정이다. 츠베덴은 적당한 부분마다 개성있는 액센트를 부여하면서 단조로움을 피해나갔다. 목관 주자들이 선보인, 때로 나른하고 때로 생동하는 음색들이 악장의 회화성을 살렸다.
3악장의 유대인의 ‘클레츠머’ 음악을 흉내 낸 악구에서는 현이 진한 색깔과 큰 볼륨으로 애절한 표정을 이끌어냈다. ‘길가에 보리수 서있었다’ 주제도 템포를 당겨 잡고 또렷한 윤곽이 드러나도록 했다.
4악장의 지시어는 ‘폭풍처럼 움직이며’다. 츠베덴 감독은 굉음처럼 몰아치는 합주 가운데서도 밸런스를 놓치지 않았다. 시작부의 혼돈이 가라앉아가는 순간에 금관의 흐트러짐 없는 합주가 돋보였다. 마지막 종결부에서 템포는 한껏 당겨졌다. 고음현이 질풍같은 분산화음을 수놓는 가운데 관이 쉬는 박자에서는 자칫 음향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쉽지만 츠베덴이 당겨 잡은 박자가 그런 ‘빈’ 느낌을 해소해 주었다.
서울시향과 애플뮤직 클래시컬은 23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애플명동에서 ‘투데이 앳 애플 세션 쇼케이스: 공간 음향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말러 교향곡 1번에 흠뻑 빠져보기’를 진행한다. 츠베덴 감독과 웨인 린 서울시향 부악장, 이번 녹음을 진행한 최진 톤마이스터가 대담에 나선다. 서울시향은 2025년에 말러 교향곡 2번과 7번을 녹음하며 순차적으로 말러 교향곡 전체 녹음을 완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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