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타사 아이돌 외모 품평 문건 사과 “참담한 심정”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0월 29일 15시 07분


이재상 CEO “리더십의 문제 의식 부족했음 인정”
24일 문체위 국정감사서 내부 문건 일부 공개
“놀랄 만큼 못 생겨” 타사 아이돌 외모 품평 담겨
김태호 COO“ 팬덤·업계 반응 취합한 것”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그룹 뉴진스의 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여 있는 모습이 유리창에 비치고 있다. 

뉴진스 팬들은 하이브 사옥 앞에서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및 민희진 대표를 지지하는 트럭 시위를 벌여 왔으며 이날 근조화환 설치를 하는 등 시위를 이어갔다. 2024.07.31. 뉴시스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그룹 뉴진스의 팬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여 있는 모습이 유리창에 비치고 있다. 뉴진스 팬들은 하이브 사옥 앞에서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및 민희진 대표를 지지하는 트럭 시위를 벌여 왔으며 이날 근조화환 설치를 하는 등 시위를 이어갔다. 2024.07.31. 뉴시스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타사 아이돌 멤버 외모를 품평한 자사 내부 문건에 대해 사과했다.

이재상 하이브 CEO(최고경영책임자)는 29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과문을 통해 “지난 10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당사의 모니터링 문서에 대해 아티스트 분들, 업계 관계자 분들, 그리고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 CEO는 “해당 문서는 업계 동향 및 이슈에 대한 다양한 반응과 여론을 사후적으로 취합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며 “시장 및 아티스트 팬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부 리더십에게만 한정해 공유되었으나 내용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K팝 아티스트를 향한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이 그대로 담긴 점, 작성자 개인의 견해와 평가가 덧붙여진 점, 그 내용이 문서로 남게 된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특히 전혀 사실이 아닌 역바이럴에 대한 의혹까지 더해져 무고한 아티스트 분들과 구성원들이 오해와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이 CEO는 “문서에 거론되어 피해와 상처를 입게 된 외부 아티스트 분들께 정중하게 공식적으로 사과드립니다. 각 소속사에는 별도로 연락드려 직접 사과드리고 있다”며 “회사로 인해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하이브 뮤직그룹의 모든 아티스트 분들께도 진심을 다해 공식 사과를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문서를 공유받은 리더십의 문제인식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CEO로서 해당 모니터링 문서 작성을 즉시 중단시켰다.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를 수립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일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아티스트 및 업계 관계자 분들, 팬 여러분, 그리고 K팝을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사죄드린다”며 “회사의 대표로서 통렬한 반성 그리고 자성과 성찰을 통해 과거 잘못된 부분은 철저히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모든 K팝 아티스트의 권익과 팬 여러분에 대한 존중을 최우선하여 K팝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말씀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하이브의 타사 아이돌 외모 품평 논란은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하이브의 ‘업계 동향 리뷰 자료’에는 ‘멤버들이 한창 못생길 나이에 우르르 데뷔시켜놔서 누구도 아이돌의 이목구비가 아닌 데다가’, ‘성형이 너무 심했음’, ‘다른 멤버들은 놀랄 만큼 못생겼음’ 등의 문구가 담겼다.

하이브는 국정감사 도중 “보고서 중 일부 자극적인 내용들만 짜깁기해 마치 하이브가 아티스트를 비판한 자료를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외부에 유출한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질책을 받고 입장문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호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야당의 질타에 “국감 진행 중 입장문을 낸 것은 당사의 명백한 불찰이다. 국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국회의 권위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한 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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