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9일은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세상을 떠나고 100주년이 되는 날. 푸치니는 대중 유행음악 시대 이전 서구의 극장 산업을 평정한 ‘최후의 오페라 작곡가 셀럽’이었다. 9월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의 ‘테너 앙코르 항의 사건’을 낳았고 솔오페라단의 잠실 KSPO돔 ‘투란도트’가 관객 동원에 성공하는 등 푸치니 서거 100주년은 여러 화제를 불러왔다. 남은 두 달, 지금까지보다 많은 푸치니 오페라가 연말 관객들을 기다린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은 8~10일 ‘나비부인’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미국 해군에게 버림받은 게이샤의 비극을 그린 이 오페라에는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미국 국가와 함께 짧게 등장하는데 올해 광복절에 공영방송의 전파를 탔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주인공 초초상 역에는 빈 국립오페라 등 유럽 주요 극장에서 같은 역을 노래한 소프라노 임세경이 소프라노 조현애와 더블캐스팅으로 출연한다. 미 해군 핑커튼 역은 테너 김재형 이정원이 맡는다.
서울시오페라단은 푸치니 최고 흥행작 ‘라보엠’을 21~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오페라단 창단 39년 동안 이 작품 공연은 처음이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를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캐스팅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라노인 여주인공 미미 역에는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 서선영과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황수미가 출연한다. 테너인 남주인공 로돌포 역은 2013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3위 입상자이자 베르디 콩쿠르, 비냐스 콩쿠르, 툴루즈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런던 로열 오페라에서 같은 역으로 성공을 거둔 테너 김정훈이 벨베데레 콩쿠르, 비오티 콩쿠르 비냐스 콩쿠르에서 수상한 문세훈과 실력을 겨룬다. 화가 마르첼로 역은 바리톤 이승왕과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김태한이 출연한다.
국립오페라단은 2021년 공연한 푸치니표 서부극 ‘서부의 아가씨’를 3년 만인 12월 5~8일 다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여주인공 미니 역에는 소프라노 임세경이 거듭 푸치니 여주인공으로 모습을 보인다. 올해 게오르규와 더블캐스팅으로 출연한 서울시오페라단 ‘토스카’와 글로리아 오페라단 ‘나비부인’에 이어 연속으로 맡는 푸치니 히로인이다. 미니 역에 소프라노 김은희가 실력을 겨루며 남주인공인 딕 존슨 역에는 테너 박성규 한윤석이 출연한다.
12월 22~31일에는 서울 코엑스 D홀에서 ‘어게인 2024 오페라 투란도트’가 공연된다. 2003년 장이머우 연출로 서울 상암 월드컵공연장에서 공연된 ‘투란도트’의 성공을 잇는다는 뜻을 담았다. 지휘에 테너 출신인 플라시도 도밍고와 호세 쿠라, 투란도트 역 소프라노 아스믹 그레고리안과 마리아 굴레기나, 칼라프 왕자 역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 등 호화 캐스팅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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