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8명을 직원 부정 채용, 후원 물품 사적 사용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달 8일부터 8일까지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를 점검한 결과, △직원 부정 채용(업무방해)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횡령) △체육회 예산 낭비(배임) 등의 비위 혐의로 이 회장 등 관련자 8명을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또한 점검단은 이 회장의 부적절한 언행 및 업무추진비 부적정 집행 등 규정 위반 사항과 관련해 수사 의뢰 대상자 7명을 포함한 관련자 11명을 법에 따라 조처하라고 대한체육회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통보키로 했다.
점검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국가대표선수촌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를 통해 자녀의 대학 친구 채용을 강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직위는 선수촌 내 훈련 관리 업무를 하는 자리로, 당초 국가대표 경력과 2급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 등이 지원 요건으로 설정됐다. 이 회장은 선수촌의 고위 간부에게 자녀 대학 친구의 이력서를 전달하고, 관련 담당자들에게 자격 요건 완화를 수차례 지시한 것으로 점검단은 보고 있다.
또한 점검단은 한 스포츠종목단체 회장의 물품 구매 비용 8000만 원 대납이 이 회장의 승인 하에 이뤄졌다는 선수촌 고위 간부의 진술을 확보했다. 진술을 종합하면 스포츠종목단체 회장은 이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로, 올 초 이 회장에게 파리올림픽과 관련한 주요 직위를 맡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스포츠종목단체 회장은 실제 희망했던 직위를 맡았고, 이후 올 8월 물품 구매 비용 약 8000만 원을 대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점검단은 이 회장의 부적절한 언행을 다수 확인했다고도 했다. 점검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22년 6월경 선수촌 직원 채용 과정에서 ‘연봉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으면서 “어떤 XXXX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라며 욕설과 폭언을 1시간가량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올 8월 파리올림픽 선수단 해단식 관련 회의에서 “문체부 장관이 행사에 온다면 당신을 인사 조치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1년 대한체육회 예산 관련 논의 과정에서도 예산 담당자에게 “넌 문체부 XX야, 체육회 XX야”라고 욕설한 것으로 점검단은 보고 있다.
아울러 점검단은 이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회피할 목적으로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시간에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인근에서 직원들과 음주를 하는 등 긴급성이 떨어지는 지방 일정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점검단은 이 회장이 대한체육회에서 소유하고 있는 평창올림픽 마케팅 수익 물품 중 휴대전화 20대를 포함해 총 63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회장실로 배당받아 170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 14대 등을 배부 대장 등에 기록하지 않고 지인 등에게 제공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점검단은 대한체육회 일부 임직원의 부당한 업무 처리 혐의를 명백하게 밝히기 위해 점검 결과를 수사기관에 이첩하고 주무 부처에도 통보해 의법 조치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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