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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공포증이 있는 직장인 김아영 씨(28·가명)는 집에 방역업체를 수시로 부른다. 어릴 때 얼굴로 바퀴벌레가 날아와 부딪힌 경험 이후로 바퀴벌레만 보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택배 상자에 바퀴벌레가 숨어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해 택배는 무조건 현관문 밖에서 뜯고 내용물만 가지고 들어온다. 자는 동안 바퀴벌레가 입이나 귀에 들어가거나, 온몸에 기어다니는 상상을 하면 끔찍해서 잠이 안 온다. 자취를 시작한 이후 바퀴벌레가 나온 날은 친구 집에서 자고 온 적도 있다.
벌레에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집에서 벌레가 발견되면 ‘얼음’이 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도망치기도 한다. 실제로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바퀴벌레 잡아주실 분’을 구하는 글이 수시로 올라온다. 보통 출동 1건당 1만 원에서 2만 원 사이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맨손으로 벌레를 때려잡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유난스럽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들에겐 진지한 얘기다. 꼭 벌레뿐 아니라, 새, 쥐, 뱀, 개 등 공포 대상이 다양할 수 있다. 특정 상황에 놓이는 것을 무서워하는 고소공포증이나 폐소공포증 등도 마찬가지다. 피해 다니면 그럭저럭 살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가 심해 일상생활이 불편하거나, 직업적 방해를 받는 정도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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