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영 “‘첼로서 이런 소리가?’ 할 정도로 무궁무진한 사운드 들려드릴게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1일 13시 59분


“바로크에서 현대까지 ‘첼로에서 이런 소리가 날 수 있구나’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사운드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2022년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브뤼셀 보자르 음악당의 여제’ 첼리스트 최하영(26)이 내년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돼 4월 30일, 11월 26일 두 차례 공연을 펼친다. 인하우스 아티스트는 연주가에게 새로운 시도의 기회를 제공하는 ‘상주음악가’ 형태의 특전이다.

4월 30일 첫 무대에서는 두 살 아래 친동생인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함께하는 ‘현악자매’의 하모니를 만날 수 있다. 1부는 최하영의 솔로무대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펜데레츠키 ‘지크프리드 팔름을 위한 카프리치오’ 등을 들려준다, 2부 듀오 순서에서는 코다이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 등을 연주한다.

21일 오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하영은 “6개월 전부터 바로크 첼로로 고음악(古音樂) 연주를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4월 연주곡 중 17세기 바로크 작곡가 도메니코 가브리엘리의 ‘리체르카르’를 바로크 악기와 거트현(동물 창자를 말려 꼰 현), 바로크식 활로 연주해요. 옛 음악 특유의 소리와 분절법에 매력을 느꼈죠.” 같은 무대에서 들려줄 크세나키스와 펜데레츠키 등의 현대곡에 대해서는 “확장된 테크닉과 효과들로 관객들이 쇼크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생 최송하와는 연말 베네치아에서의 연주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유럽과 한국에서 여러 듀오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4년 동안 베를린에서 함께 살았는데 한 번도 다퉈본 적이 없어요. 가끔은 송하가 제 연주복을 입기도 해요.(웃음) 음악적으로도 호흡이 잘 맞죠.” 맏언니 최하임도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이어서 세 자매 모두 현악 연주가다. 어머니가 취미로 첼로를 배울 때 따라한 게 그의 첼로 인생 시작이었다. “엄마가 클래식을 좋아하셔서 잠들 때나 차를 타고 있을 때 늘 음악이 들렸어요.”

11월 26일에 열리는 인 하우스 아티스트 두 번째 무대에선 피아니스트 요아힘 카르와 드뷔시와 슈니트케, 그리그의 첼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카르는 그리그 고향인 노르웨이 베르겐 출신이에요. 그가 자란 집이 그리그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죠. 함께 표현할 노르웨이 정서에 기대가 큽니다.”

그는 캐나다의 독지가가 빌려준 과르네리 첼로를 2월부터 사용하고 있다. “따뜻하고 힘있는 등 여러 팔레트의 색깔을 들려줘요. 약간 작아서 내 체형에도 잘 맞죠.”

내년 활동에 앞서 최하영은 올해 12월 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BBC 프롬스 인 코리아 콘서트에서 소피 데르보 지휘 KBS교향악단과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과 함께 브람스의 ‘이중 협주곡’을 연주한다. 서유진 롯데콘서트홀 공연기획팀장은 “내년 8월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축제에서도 최하영 씨가 협연과 티칭 등에 참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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