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心)속 깊은(深)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면서 ‘도대체 이건 왜 이러지?’ ‘왜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까?’ 하고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일(best@donga.com)로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취업 준비생인 A 씨(23)는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다니려다 급하게 휴학을 결정했다. 당장 취업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다. 그동안 쌓은 스펙도 보잘것없이 느껴지고, 취업 면접만 생각만 하면 가슴이 짓눌리는 것 같았다.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있다 오후 9시만 되면 허기가 몰려 왔다. 처음엔 스트레스 풀이로 매운 떡볶이를 주로 배달해 먹었다. 점점 성에 차지 않아 삼겹살, 치킨, 마라탕, 만두, 피자, 짜장면까지 배달 음식 수가 늘어갔다. 디저트 가게에서 10일 연속으로 티라미수를 배달 시킨적도 있다. 폭식이 습관이 돼버리자 어느새 10kg 가까이 쪘고, 친구들과 약속도 피하게 됐다.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는 우스갯말처럼 심리적으로 지쳐있다가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힘이 나는 때가 있다. 마음을 위로하는 특별한 음식을 뜻하는 소울 푸드(soul food)라는 말도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기분 전환을 이유로 건강을 해칠 정도로 폭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급격한 체중 증가로 신체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많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아무도 만나지 않는 심리적 고립 문제로도 이어진다. 많이 먹는 자기 모습이 싫어 죄책감과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쉽다. 의지로 멈출 수 없는 폭식,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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