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시상식 MAMA, 美서 첫 개최… 팝의 본고장 달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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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세계적 인기 누리며 입성… 아일릿-투어스 등 K팝 스타 총출동
LA돌비시어터서 3000여 관중 즐겨
로제-마스, 오사카서 ‘아파트’ 열창
세계 음반시장 1, 2위 美-日서 성황

박진영(오른쪽)에게 MAMA 시상 트로피를 건네고 있는 미국계 한국인 싱어송라이터 앤더슨 팩. CJ ENM 제공
“밀양 박씨 헤리티지 브라더. 레이디스 앤드 젠틀맨. 앤더슨 팩!”

21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시어터.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박진영이 케이블 채널 엠넷의 연말 시상식 ‘2024 마마 어워즈(MAMA AWARDS)’ 무대에서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인 앤더슨 팩을 이렇게 직접 소개했다. 앤드슨 팩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가 밀양 박씨다. 세계 음반 시장 1위인 미국 본토에서 한국 음반 시상식이 열리고, ‘밀양 박씨’들의 축하 무대가 펼쳐진 것. 박진영의 신곡 ‘이지 러버(Easy Lover)’에 맞춰 앤더슨 팩이 드럼을 치자 3000여 명이 꽉 들어찬 대극장이 함성으로 가득 찼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시어터에서 열린 ‘2024 마마 어워즈’에서 3000여 명의 관객들이 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1999년 MAMA가 시작된 이래 미국에서 시상식이 열린 것은 처음이다. CJ ENM 제공
한국의 대표적인 연말 케이팝(K-POP) 시상식인 MAMA가 올해 처음으로 미국에서 개최됐다. 1999년 엠넷의 ‘영상음악대상’으로 출발한 MAMA는 2009년 이후 마카오, 싱가포르, 홍콩 등 각지에서 공연을 열어 왔다. 이제는 아시아의 연말 축제를 넘어 개최 25년 만에 ‘음반 대륙’ 아메리카에 입성한 것.

특히 시상식이 열린 로스앤젤레스 돌비시어터는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가 매년 열리는 장소다. 시상식 전인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찬욱 CJ ENM 컨벤션사업부장은 “로스앤젤레스 돌비시어터는 2020년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한 곳”이라며 “MAMA의 첫 미국 개최지로 이곳을 선택한 것은 MAMA가 케이팝을 대표하는 글로벌 시상식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공연에선 K팝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남자 신인상과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 그룹’ 2관왕을 차지한 투어스는 학교를 배경으로 한 하이틴 영화와 같은 무대를 선보였다. 여자 신인상을 수상한 아일릿은 트와이스의 ‘하트 셰이커’로 사랑스러운 오프닝 무대를 꾸민 데 이어 히트곡 ‘마그네틱’, ‘체리시’를 연이어 선보였다. 또한 원로 할리우드 배우 더스틴 호프먼, 그룹 엔싱크 출신 랜스 베이스,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 등이 깜짝 시상자로 등장해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22일 히트곡 아파트(APT.)를 선보이고 있는 브루노 마스(왼쪽)와 로제. CJ ENM 제공
22일 히트곡 아파트(APT.)를 선보이고 있는 브루노 마스(왼쪽)와 로제. CJ ENM 제공
22, 2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이어진 MAMA 무대 역시 함성으로 가득 찼다. 22일 시상식에서 로제와 브루노 마스는 ‘아파트’(APT.)로 글로벌 센세이션을 받았다. 로제는 “가장 좋아하는 술 게임으로 시작했다가 재밌는 곡을 쓰게 됐다”며 “많은 사랑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마스는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관객석을 향해 손키스를 날렸다. 이들은 ‘아파트’의 라이브 무대를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23일에는 빅뱅 지드래곤이 솔로로 신곡 ‘파워’ 무대를 최초로 공개한 데 이어 태양과 대성이 합류해 완전체 빅뱅으로 ‘뱅뱅뱅’, ‘판타스틱 베이비’ 등 히트곡을 불러 객석을 달궜다. 이 밖에도 ‘올해의 가수상’과 ‘올해의 앨범상’ 2관왕을 거머쥔 세븐틴,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한 에스파와 아이브, 제로베이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인기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세계 음반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과 시장 2위인 일본에서 사흘에 걸쳐 진행된 MAMA에는 모두 9만3000여 관객이 공연장을 메웠다. 지구촌의 200여 개국에서 생중계됐고, 42개국의 X(옛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진입하는 등 온라인 열기도 뜨거웠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은 이번 MAMA가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미국의 케이팝 팬들은 한국 특유의 공연 퀄리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축제의 밤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K팝 시상식#MAMA#미국#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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