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각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가. 역사학자인 저자는 원시시대 동굴에서 오늘날 첨단 기술 시대에 이르기까지 아이디어가 발전해 온 과정을 추적한다. 인류는 머릿속에 있는 그림으로 세계를 재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종(種)이다.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왜 생각하는지 설명하며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세계에 형태를 부여하고 지식을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들여다본다. 펠리페 페르난데스 아르메스토 지음·홍정인 옮김·교유서가·5만 원
● 문자의 역사
고대의 돌과 뼈에 남겨진 자국부터 현대의 컴퓨터와 인터넷 언어까지 문자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다뤘다. 저자는 일부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 문자를 다루며 각각의 문자가 어떤 모방과 차용을 거쳤는지 추적한다. 메소 아메리카 문자와 수메르 문자의 유사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다양한 종류의 도판 176개가 수록돼 시각적으로도 생생한 정보를 제공한다. 스티븐 로저 피셔 지음·강주헌 옮김·퍼블리온·3만3000원
● 트럼프 청구서
미국 공영방송 미국의소리(VOA) 기자인 저자가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 이후 백악관의 행보를 예측한다. 트럼프 1기와 조 바이든 행정부에 걸쳐 약 8년간 백악관을 출입하며 접한 전략가들의 목소리를 객관적으로 전달한다. 저자가 진단한 트럼프 2기의 핵심 키워드는 ‘버든 셰어링(burden sharing·부담 나누기)’과 ‘중국’. 동북아 정세에 대한 워싱턴 권력자들의 본심을 알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박형주 지음·어티피컬·1만9000원
● 상속자들
프랑스 석학인 피에르 부르디외 등이 1960년대 프랑스의 교육 체계가 사회적 재생산의 도구로 작용하는 과정을 분석한 책이다. 프랑스 ‘68혁명’의 기폭제가 된 것으로도 유명한 고전이 번역 출간됐다. 하층 계급은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을 통계로 제시하며 계층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보여준다. 출간된 지 60년이 지났지만 교육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오늘날에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피에르 부르디외 등 지음·이상길 옮김·후마니타스·1만8000원
● 페북 스타가 된 소녀들
2010년대 초중반, 소녀들의 놀이터로 시작된 페이스북은 이내 이들의 ‘일터’가 됐다. 거리낌없이 스스로를 보여주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친구들과 퍼 나르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상업적 가능성을 창출해낸 것. 저자는 이를 ‘소녀성 산업’이라고 부르면서 SNS 소비 시장이 소녀들의 디지털 무임 노동에 기대어 발전한 과정을 파헤친다. 기술 발전에 따른 여성의 변화를 연구하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쓴 현장 보고서. 김애라 지음·현실문화·1만8000원
●제가 이 마을 이장인디요
전남 완도군 완도읍 용암리에는 ‘전국 최연소 여성 이장’이 산다. 완도 토박이로 자란 1997년생 저자는 열여덟 살에 ‘지긋지긋한 동네’를 떠나 상경한다. 그러나 20대 초반 그는 사진을 배운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예쁜 증명사진 찍을 사진관 하나 없어 푸념하던 시절이 떠올라서다. 선한 영향력을 꿈꾸고, 하고 싶은 일을 향해 주저 없이 나아가는 ‘MZ세대 (밀레니얼+Z세대) 이장’의 에세이집. 김유솔 지음·상상출판·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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