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비꼬기는 가장 수준 낮은 위트이지만 가장 수준 높은 지적 표현’이라고 말했죠. 온갖 유머와 해학, 풍자와 비꼬기가 가득한 콘서트로 초대합니다.” (구자은 프렌즈 오브 뮤직 예술감독)
올해 창단 12주년을 맞은 실내악 그룹 ‘프렌즈 오브 뮤직’이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송년연주회 겸 제29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제목이 ‘Why so serious?(왜 그리 심각해?)’다. 포스터에는 이렇다 할 장식 없는 제목 글자 아래 영어로 ‘스트레스 때문에 이번에는 멋진 포스터가 없습니다’라고 적혔다.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음악의 농담’ K522, 셰드린 ‘피아노 3중주를 위한 세 개의 우스운 소품’, 카발레프스키 ‘네 손을 위한 코미디언 모음곡’, P D Q 바흐 ‘네 손을 위한 비올라 소나타’ 등으로 채웠다.
‘음악의 농담’은 모차르트가 수준 낮은 음악가들을 비웃기 위해 작곡한 곡으로 아마추어 작곡가나 연주가들이 범하기 쉬운 우스운 실수들이 곳곳에 들어있다. 코미디언 모음곡은 소련 작곡가 카발레프스키가 어린이를 위한 코믹한 연극을 위해 쓴 곡으로 웃음 뿐 아니라 따끔한 풍자도 깃들어 있다.
P D Q 바흐는 ‘대(大) 바흐’로 알려진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아들 중 작곡가가 많았단 점에 착안해 미국 작곡가 겸 풍자 작가인 피터 쉬켈레가 만든 가공의 작곡가 이름. 바흐 아들들 시대 뿐 아니라 오늘날의 음악까지 다양한 음악들을 코믹하게 비꼰다.
구자은 프렌즈 오브 뮤직 예술감독은 “경기침체 등 힘든 일이 많은 시절에 한번 쯤 심각한 표정을 지우고 마음 편하게 웃어보자는 뜻에서 연주회의 컨셉트를 정했다”며 “충격과 이른바 ‘대유잼(大有+재미)’이 가득한 이번 공연에는 특히 연주자들의 연기까지 등장하니 기대해 주셔도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바이올린 김다미 임도경, 비올라 김상진 이해수, 첼로 홍채원 심준호, 호른 이석준 김홍박, 피아노 문재원 박진형 등 국내 연주계 기둥을 이루는 연주자들이 ‘체면 던지고 웃음 연출’에 가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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