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챔버뮤직소사이어티가 극심한 고독과 고립, 외로움과 공허함 속에서 작곡된 곡을 연주하는 ‘고독으로 빚어진 음악’ 공연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2일 서울챔버뮤직소사이어티는 오는 17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고독으로 빚어진 음악’이라는 부제로 여섯 번째 공연을 연다고 밝혔다.
서울챔버뮤직소사이어티 측은 “매번 테마가 있는 음악회를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12월 겨울과 가장 어울리는 고독을 테마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을 대표하는 연주자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악장 김수연, 텐진 줄리어드 비올라 교수 이한나, 슈타츠카펠레 바이마르 첼로 수석 김범준, 카네기 멜론 대학 첼로 교수 박진영,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 데이빗 맥캐롤이 함께 한다.
연의 막을 여는 곡은 기데온 클라인(1919-1945)의 ‘현 삼중주를 위한 트리오’다. 25살에 나치 수용소에서 요절한 천재 음악가의 마지막 곡이다. 구 체코슬로바키아 출신 클라인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나치에게 끌려가 수용소에서 비극적 생을 마감했다. 수용소에서도 공연을 계획하고 작곡을 하던 그는 아우슈비츠로 이동되기 전 트리오 원고를 친구에게 맡겼고, 이는 전쟁 후 출판될 수 있었다.
이어 연주되는 곡은 벤자민 브리튼(1913-1976)의 ‘두 바이올린, 비올라, 그리고 첼로를 위한 사중주, Op. 36’이다. 브리튼은 2차 대전 때 호전적이었던 영국 내 평화주의자로 사회적 어려움을 겪었었다. 그의 열여섯 오페라 작품은 사회적 압력에 대응하는 개인, 그리고 천진의 변질을 다루는 테마로 엮어져 있다. 전쟁 이후 1945년 브리튼은 나치 수용소 생존자들을 위해 연주 투어에 나섰고 이때의 경험은 그에게 깊은 영향을 줬다.
마지막으로 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의 ‘두 바이올린, 비올라, 그리고 두 첼로를 위한 오중주, D. 956’이 연주된다. 외톨이로 알려진 슈베르트는 평생 고독한 삶을 살았다. 젊은 시절부터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의 편지들 속에는 외로움을 한탄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슈베르트는 실제로 31살에 가난과 외로움 속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에 완성된 곡이 바로 이 곡이다.
서울챔버뮤직소사이어티는 매 시즌 다양한 편성과 고정되지 않은 새로운 아티스트들로 최고의 실내악 공연을 선사하고자 만들어진 연주 단체이다. 2019년 클라라 슈만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낭만’을 주제로 첫 공연을 준비했고 소프라노 임선혜,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첼리스트 박진영, 피아니스트 김규연이 참여했다. 매회 공연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번 공연이 여섯 번째이다. 2025년에는 ‘자연이 준 음악’을 부제로 이지혜, 데이빗 맥캐롤, 이한나, 박진영, 김다솔이 풍성한 화음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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