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왔어요]슬픔의 모양 外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7일 03시 00분


● 슬픔의 모양

급작스럽게 닥친 아버지의 병 앞에서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산문집. 때론 시니컬하면서도 애틋한 다채로운 시선이 돋보인다. 오랜 시간 먼 산 같았던 아버지부터 저자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엄마, 위기 앞에서 역할 분담에 능한 두 누나까지 얽혀 따뜻한 한 편의 가족 드라마를 연상시킨다. 쉽지 않은 병간호 속에서도 빛나는 특유의 위트와 비유는 아버지를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애정의 대상으로 그려낸다. 이석원 지음·김영사·1만8000원.

● 베아


‘페인트’로 2018년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저자의 신작. 단군 신화를 모티브로 한 청소년 판타지다. 전설의 땅 ‘사라아’를 찾기 위해 죽음의 숲에 들어간 주인공 베아와 소꿉친구인 타이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예상치 못한 생명체를 만나며 숲을 지나는 베아는 점차 타인에게 의존하는 대신 주체적으로 움직인다. 매혹적인 세계관을 통해 인류가 나아갈 방향과 삶의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남긴다. 이희영 지음·위즈덤하우스·1만4500원.

● 너무 길지 않게 사랑해줘


‘신드롬’을 주제로 다채롭게 쓰인 다섯 편의 단편소설을 엮었다. 30초보다 길고 복잡한 것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된 ‘쇼트폼 신드롬’, 신도 막을 수 없는 지독한 사랑이 전염병처럼 이 좁은 땅덩어리를 뒤덮기 시작한 ‘연애 신드롬’이 펼쳐진다. 신드롬에 잡아먹힌 디스토피아가 단지 먼 미래는 아닐지 모른다. 소설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를 쓴 민지형 등 통통 튀는 작가들이 참여했다. 강지영 외 4인 지음·이지북·1만6800원.

● 데미안 프로젝트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 ‘데미안’을 어렵게 느끼는 독자들을 위한 책. 데미안과의 우정을 통해 참다운 나에 이르는 주인공 싱클레어처럼 각자의 트라우마를 들여다봄으로써 ‘트라우마의 개성화’를 일궈낸 삶을 소개한다. 긍정적 면모뿐 아니라 내면의 슬픔, 폭력까지 인정함으로써 한 뼘 더 성장하는 카를 융의 심리학을 토대로 한다. 작가이자 문학평론가로 20년간 활동한 저자가 독특한 시선으로 데미안을 해석하고 공유한다. 정여울 지음·크레타·1만6800원.

● 라이프 임파서블

인생 막바지에 초능력을 얻게 된다면 무엇을 할까. 은퇴한 수학 교사인 72세 그레이스는 40년 전 함께 근무한 동료가 스페인 이비사섬의 집을 자신에게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는 편지를 받는다. 옛 친구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신비한 능력을 얻게 된 그레이스는 경이롭고 미스터리한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전작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로 전 세계 1000만 부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작가의 신작이다. 매트 헤이그 지음·노진선 옮김·인플루엔셜·1만8000원

● 투기 자본주의

프랑스 경영학자가 현대 자본주의의 투기성을 비판적으로 고찰한 책. 금융화와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한 투기 자본주의 시스템의 성장과 진화를 파헤친다. 1974년 미국의 연기금 개혁을 시작으로 반세기의 경제사 및 사회 변화를 추적한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추리소설처럼 흥미롭게 읽히는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탐사”라는 평을 내놓았다. 경제 현실을 읽어 내는 새로운 관점을 얻고자 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피에르이브 고메즈 지음·김진식 옮김·민음사·1만8000원.


#새로 나왔어요#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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