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개화기 땐 사치품, 이제 없인 못살죠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7일 03시 00분


◇커피 이토록 역사적인 음료/진용선 지음/1만9000원·388쪽·틈새책방


한겨울 추운 거리에 놓인 커피 자판기. 달달하고 따뜻한 밀크커피 한 잔이면 얼었던 몸도 스르륵 녹는다. 이 유용한 ‘친구’는 언제 우리 곁에 왔을까.

저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자판기는 1973년 2월 서울 시민홀에 설치된 ‘커피·홍차 자동판매기’였다. 10원짜리 동전 세 개를 넣고 커피나 홍차를 선택하면 한 잔씩 나왔다. 인스턴트커피를 취향대로 선택해 마실 수 있는 지금과 같은 자판기가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77년 롯데산업이 일본의 샤프사에서 자판기 400대를 수입하면서다. 싸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 자판기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고, 1979년에는 서울 시내에 4000여 대가 설치됐다. 이들 자판기에서 하루 팔리는 커피만 102만 잔이었다.

개화기 때 들어온 국내 커피가 약 140년 만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받는 음료가 된 과정을 풍부한 사료와 함께 풀어갔다. 개화기 땐 사치와 선망의 대상이었던 커피가 믹스커피의 탄생으로 보급화되고, 다시 스타벅스를 위시한 체인 커피점 시대를 거쳐 한국인의 일상이 되어가는 과정을 조목조목 그렸다.

커피를 즐기고, 그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책. 다만 역사서에 치우쳐 저가 커피와 같은 최근의 커피 트렌드까지 다루지는 않았다. 또 한국의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2.6배나 된다. 이렇게 한국 사회가 ‘커피 중독’이 된 원인을 분석한 부분은 찾아보기 어려워 다소 아쉽다.

#커피 자판기#한국 커피 역사#커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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