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개막한 네 번째 시즌 옥주현 라운드인터뷰
‘믿고 보는’ 배우…내년이면 뮤지컬 데뷔 20년
‘믿고 보는’ 뮤지컬 배우 옥주현(44)이 팜므파탈의 대명사 ‘마타하리’로 돌아왔다. 지난봄엔 카리스마 넘치는 혁명가 ‘마그리드 아르노’, 가을엔 프랑스 근위대 장교 ‘오스칼’ 역을 맡아 ‘옥스칼’(옥주현+오스칼)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다.
‘마타하리’는 공연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가 만든 창작 뮤지컬로 2016년 첫선을 보였다. 2017년과 2022년에 각각 재연과 삼연을 거친 뒤, 지난 5일 네 번째 시즌의 막을 올렸다. 옥주현은 이 작품의 초연 때부터 주연으로 출연해 ‘마타하리 장인’이라 불린다.
옥주현은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180분(인터미션 포함)의 공연을 막 마친 뒤인데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전 시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삼연 때에 비해 서사가 더 탄탄하고 섬세해졌다. 권은아 연출님의 공이 크다. 초연과 재연 때는 연출이 외국인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국식 정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마찰도 컸다. 하지만 삼연 때부턴 우리 정서에 맞게 작품이 다듬어졌기에 관객들 마음을 더 터치할 수 있었다. 이번 시즌은 첫 연습 날부터 감이 좋았다. 합창 연습을 하는데, 그 어떤 시즌 때보다 소름 끼치도록 남달랐다.
-‘마타하리’는 어떤 캐릭터인가.
▶짧지만, 굵고 화려하게 생(生)을 살다 간 당대 스타라고 생각한다. 마타하리의 등장은 마치 미국의 비욘세, 한국의 이효리의 출연처럼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것 같다.
-‘마타하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폭풍 칭찬’을 하던데.
▶제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 부른 노래를 들으시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칭찬을 무척 많이 해주셨다. 처음엔 ‘미국 사람들은 칭찬에 후하구나’ 생각했다(웃음). 돌아보면, 거듭되는 그의 칭찬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조승우, 존경하는 배우…시련은 배우로서 좋은 재료”
-막강한 티켓파워의 비결은.
▶그런 수식어가 너무 무섭다. 사실 저는 티켓을 매진시키는 조승우 같은 사람은 아니다. 조승우는 제가 정말 존경하는 배우다. 저는 어떤 작품을 하든, 지금까지 쌓아온 내공이 발휘된다면 관객이 제게 무한한 신뢰를 갖고 티켓을 사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옥주현이 선택한 작품이라면 그 뮤지컬은 믿을 만하다’는 신뢰감을 주고 싶다. 저는 작품을 선택하면, 영혼을 갈아서 준비한다(웃음). -내년이면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지 20년이다. 뮤지컬은 어떤 의미인가.
▶2005년 ‘아이다’로 뮤지컬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나는 어떤 고지로 가야지’란 목표 지점은 없었다. 제 부족함을 해소하려고 달려온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시련도 겪고 안 좋은 말도 숱하게 들었다. 그런 일들이 배우로서 ‘좋은 재료’가 된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단합의 의미를 알아간다는 거다. 동료 배우·스태프들과 작품을 함께하는 순간이 감사하다.
-최근 있었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생각은.
▶비상계엄령 선포가 무섭거나 하진 않았다. 뮤지컬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했던 건, 메르스와 코로나19였다.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드는 생각은 인생은 알 수 없다는 것, 또 오늘 멀쩡했다고 내일도 무사하리란 법은 없다는 거다. 저는 그저 매 순간을 열심히, 제게 주어진 시간을 잘 쓰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뮤지컬 배우로서 꿈은.
▶연륜 깊은 대선배들처럼, 목소리를 잘 관리해서 무대 위에 오래 머물고 싶다. 도구로 잘 쓰이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최고의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이번 시즌에서 옥주현은 솔라와 번갈아 가며 마타하리를 연기한다. 내년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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