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영화 ‘소방관’ 연출자 곽경택 감독이 자신의 동생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크게 실망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곽 감독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저의 가족 구성원 중 막내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영화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곽 감독이 이러한 입장문을 낸 것은 사연이 있다. 4일 개봉한 영화 ‘소방관’은 개봉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20년 코로나19가 터진 후 촬영을 시작했고, 언제 개봉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이후 코로나19가 사그라지면서 개봉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 때쯤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곽도원이 음주 운전을 해 논란을 빚으며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수년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극장에서 개봉하게 된 ‘소방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여파로 다시 시련을 겪게 됐다. 곽 감독의 동생인 곽 의원이 윤 대통령의 탄핵 투표에 불참한 사실이 알려졌고, 일부 누리꾼들이 “곽 의원 형의 작품인 ‘소방관’을 불매 운동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에 곽 감독은 많은 사람들의 공과 노력이 들어간 ‘소방관’이 자신의 가족 때문에 피해가 갈까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곽 감독은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라며 “저는 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히 영화는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제 온몸을 감싸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곽 감독은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정치적 혼돈의 시기를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왔고 2024년 말의 이 어려운 시기 또한 잘 극복할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내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나 책으로 마음대로 표현할 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고 덧붙였다.
영화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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