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누리카드’ 도입 10주년 맞아
수급자-차상위층 1인당 年13만원
“책 볼수있어 복지 그 이상의 선물”
노년층도 “공연 보며 삶의 질 높여”
#1.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버느라 수년째 책 볼 시간도, 친구 만날 시간도 없이 지내던 신현아(가명) 씨. 문화누리카드를 발급받고 몇 년 만에 서점을 찾았다. 요동치는 마음을 느끼고 나서야 어린 시절 늘 작가가 되고 싶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 두 권을 5시간 동안 내리읽고 펑펑 울었다. 중학생 때 백일장 글을 쓰며 행복해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신 씨는 “지금은 가난한 청년이지만 책을 통해 꿈을 위해 역경을 헤쳐갈 힘과 여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2. 김유하(가명) 씨는 가족들의 연이은 암 투병으로 오랫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웹툰 작가가 되고 싶었던 그는 문화누리카드로 미술서적을 주문한다. 검정고시로 고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꿈을 놓지 않고 계속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다. 김 씨는 “문화누리카드는 새 인생 기회를 열어 준 복지 혜택 이상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문화예술 활동 등을 지원하는 문화누리카드(통합문화이용권)가 도입 10주년을 맞았다. 문화누리카드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약 260만 명의 문화예술 활동을 돕는 국내 대표 공익사업이다. 지원금은 매해 늘어 올해는 1인당 연간 13만 원을 지원했다. 공연, 영화, 전시, 도서, 관광, 교통, 숙박, 체육시설 등 전국 3만여 곳의 문화누리카드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의 복권기금을 지원받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분석한 ‘문화누리카드 10주년 주요 성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문화누리카드의 누적 지원 금액은 약 1조8000억 원, 누적 수혜 인원은 약 2000만 명이다. 올해는 261만9804명에게 카드가 발급됐다. 1인당 지원금은 초기 5만 원에서 매해 상승해 올해 1인당 13만 원, 2025년엔 14만 원을 지원한다.
지원금 이용 분야로는 도서(62.9%)가 가장 많았다. 이어 영화 등 영상 관람 분야(45.6%), 교통수단(29.1%), 공연(20.2%) 순이다. 청년층뿐 아니라 전 세대에서 만족도가 고루 높았다. 특히 60대 이상 연령층 이용자들은 “먹고살기 어려워도 책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고 공연을 통해 마음의 풍성함을 느꼈다”고 답했다. 또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 및 참여 욕구, 행복감 등이 향상되는 데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문화누리카드는 사업의 효과적 운영 및 이용자 편의 제고를 위해 매년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 중이다. 2019년 주민센터 방문 없이 가능한 전화(ARS) 재충전 서비스, 누락 대상자를 발굴하는 권리구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1년에는 자동 재충전 서비스를 도입했고 올해는 민간 플랫폼 앱에서도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등 편의성을 높였다. 복권기금사업 성과 평가에서도 매년 ‘우수’ 등급을 받았다. 내년엔 264만 명이 사업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비는 올해보다 약 341억 원 늘어난 3695억 원으로 확대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수혜자 중심으로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