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후 되찾은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 보물 된다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2월 30일 11시 24분


ⓒ뉴시스
국가유산청은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 ‘삼봉선생집 권7’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는 1993년 도난됐다가 2020년 환수한 유물로, 화기(畫記)에 있는 기록을 통해 1784년이란 제작 연대와 영산회라는 주제를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다.

도난 과정에서 화기 일부가 훼손되어 이 불화를 그린 승려들은 알 수는 없다. 머리와 얼굴 형태, 신체 비례와 표현 감각, 도상 배치와 곳곳에 사용된 다양한 문양 소재 등으로 볼 때 18세기 후반에 활동했던 유성(有城) 화파(畫派)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 괘불이 10m를 넘거나 이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괘불은 폭 약 4.5m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은 소형이다. 이는 사찰 공간 배치를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은 “도난 과정에서 상하축이 잘려나가고, 일부 색을 다시 칠한 부분이 있으나, 본존을 좌상 형식으로 그린 영산회 괘불이면서 삼신불로 구성한 점은 불교도상 연구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은 당의 승려 징관(738∼839)이 지은 ‘화엄경수소연의초’에 대해 송의 승려 정원(1011∼1088)이 해설을 단 ‘대방광불화엄경소’의 전체 120권 중 권118에 해당하는 불경이다.

‘대방광불화엄경소’는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이 고려로 귀국할 때 송의 정원이 한 질을 선물로 줬다. 이에 의천이 항주(杭州)의 각수(刻手)인 엄명 등에게 판각을 부탁해, 1087년 3월 송의 상인 서전 등이 경판 2900여개를 들여오면서 고려로 전해졌다.

국가유산청은 “대각국사 의천이 완성하고자 했던 대장경의 주석서 집성 과정과 경판의 후대 전래, 이와 연관된 역사적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자료”라며 “이 수입 경판을 일본에 하사한 사실을 통해 한·중·일 삼국의 불교교류 양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삼봉선생집 권7’은 여말선초 학자이자 문신인 정도전의 문집이다. 정도전 문집은 1397년 처음 아들 정진이 ‘삼봉집’이란 서명으로 간행했다. 이는 정도전이 평소 정리해뒀던 글을 정리해 엮은 것으로 권근(權近)의 서문이 실렸다. 이 책 판본은 정도전이 왕자의 난에 연루되어 생을 마감하면서 흩어져 없어졌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삼봉선생집’은 중간본 권7에 해당한다. ‘불씨잡변’, ‘심기리편’ 등의 내용과 함께 정진의 초간본 발문 정문형의 중간본 발문, 간행 관계자 기록이 담겼다.

국가유산청은 “이 대상본에만 수록된 이러한 기록은 ‘삼봉선생집’ 간행과 전래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사료적 가치가 크다”며 “희소한 조선 초기 문집 가운데 하나라는 점, 현재 전하는 다른 판본과의 비교 검토가 가능하다는 점,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란 인물의 역사적 중요도 등으로 볼 때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했다.

국가유산청은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 등 3건에 대해 30일간 예고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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