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이트 조회 2800만회 넘어
‘넷플릭스 금지’ 中선 불법시청 일상
당국 “해외 단속 어려워” 골머리
“늦어서 죄송합니다. (업로드) 완료입니다.”
지난해 12월 26일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 ‘후후티비’. 웹사이트 운영자 ‘기훈이형’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의 7편 전 회차를 올리며 이런 글을 올렸다. 신작 공개 당일 넷플릭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무단으로 작품을 볼 수 있다고 알린 것이다. 해당 불법 사이트에 올라온 신작은 31일 기준 조회 수가 2800만 회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26일 공개한 오징어 게임 시즌2가 벌써부터 ‘도둑 시청’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넷플릭스가 공개 전부터 보안에 극도로 신경 썼지만, 불법 웹사이트들이 기승을 부리며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 심각한 상황이다.
심지어 불법 웹사이트에 올라온 오징어 게임은 고화질로 끊김 없이 볼 수 있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 자막 설정도 가능하다. 누누티비, 티비위키, 티비몽 등 불법 웹사이트에는 “빛의 속도로 올라왔다”, “덕분에 넷플릭스 비용 아꼈다”는 한국어 댓글도 달리고 있다.
문제는 불법 행위가 벌어지는데도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16일 누누티비 등 불법 웹사이트 운영자가 구속 기소됐지만, 보름 뒤 신작들이 버젓이 유통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과 관계자는 “단속을 해도 ‘누누티비’ 이름만 베낀 새로운 불법 사이트들이 생겨나 대응이 쉽지 않다”며 “유사 사이트들을 추적 수사 중이지만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인터넷주소(URL) 차단만 가능한 게 현실”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은 불법 공유가 더 활개를 치고 있다. 현재 중국 콘텐츠 평가 사이트 ‘더우반(豆瓣)’엔 오징어 게임 시즌2 리뷰가 7만 건 이상 올라와 있다. 중국에서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법으로 시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1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내 ‘도둑 시청’은 이제 일상”이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국제 저작권 보호단체인 ‘ACE’ 회원사로 불법 유통에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창작자들의 노력이 담긴 소중한 콘텐츠의 불법 유통은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라며 “세계의 다양한 모니터링 기관들과 협력해 불법 콘텐츠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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