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3년 인천 옹진군 영흥도 해역에서 인양된 ‘영흥도선’은 처음엔 고려시대 배로 추정됐다. 인근 해역에서 고려 도자기 850여 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연구에서 배의 구조가 경북 경주 안압지 배와 유사하고, 목재는 8세기경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통일신라시대 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에 영흥도선은 국내 고선박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추정돼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3월 30일까지 전남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서 특별전 ‘10년의 바다, 특별한 발견’을 개최한다. 전시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2012∼2022년 수중에서 발굴된 대표 유물 190여 점을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윤보름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학예연구사는 “통일신라부터 조선까지 수중 발굴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을 선별했다”고 했다.
전시 초입에선 영흥도선에서 나온 유물들이 관객을 맞는다. 원통형의 도기 장군(橫缶·물이나 술, 간장 따위를 담는 그릇)과 도기 병, 물을 따르는 주둥이가 달린 용기인 귀때 바리 등이 소개된다. 경주 월지와 전남 광양 마로산성, 제주 용천동굴 등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유물도 함께 전시돼 비교하며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조선시대 조운선 ‘마도4호선’에서 나온 유물도 전시에 나온다. ‘內贍(내섬·궁에 올리는 공물을 담당한 기관)’이란 글자가 새겨진 분청사기 접시가 대표적이다. 윤 학예연구사는 “선박에서 나온 여러 목간(木簡·문자 기록하는 나무조각)과 이 선박의 목적지인 한양 광흥창(廣興倉)에서 사용하던 도장 등도 볼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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