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브가 ‘현의 더블헤더’를 펼친다.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여는 ‘스베틀린 루세브 바이올린 리사이틀 I-이자이·II-파가니니’다.
오후 2시에 시작하는 리사이틀 I에서는 20세기 초 벨기에의 바이올린 명인이자 작곡가인 외젠 이자이의 무반주 소나타 6곡 전곡을, 오후 8시 리사이틀 II에서는 그보다 한 세기 전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불가사의한 기교를 펼쳐냈던 니콜로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곡 전곡을 연주한다.
불가리아 출신인 루세브에게 한국은 프랑스에 이어 제3의 고향과 같다. 정명훈 지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재직하다 그 인연으로 2015년까지 서울시립교향악단 악장을 겸했다. 2018년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 악장을 지냈으며, 그 단원들이 주축이 된 오케스트라 ‘고잉홈 프로젝트’의 악장도 2022년부터 맡고 있다.
그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동반자로도 친숙하다. 2015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베틀린 루세브와 손열음’ 리사이틀을 두 차례 열었고, 2019년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과 지난해 3월 롯데콘서트홀에서도 듀오 리사이틀을 가졌다. 지난해 두 사람의 연주를 담아 ‘나이브’ 레이블로 발매한 앨범 ‘러브 뮤직’은 음반 전문지 그래머폰으로부터 “이 연주자들이 내는 소리는 강렬하게 매혹적이다. 최고의 행복을 준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리사이틀 I’에서 연주하는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6곡은 이자이가 동시대 대표 바이올리니스트인 요제프 시게티, 자크 티보, 프리츠 크라이슬러 등에게 각각 헌정한 곡들이다. 이자이는 “기교에 앞서 바이올리니스트는 사상가이자 시인이어야 한다. 연주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스스로 모든 감정을 경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리사이틀 II’에서 연주하는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곡은 19세기 이후의 모든 바이올리니스트에게 ‘기술적 요구의 표준’으로 불리며 전 세계 연주회장과 콩쿠르에서 사랑받고 있다. 루세브는 2021년 8월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이자이 소나타 2번 3번, 파가니니 카프리스 중 다섯 곡을 연주한 바 있다.
루세브는 2001년 일본 센다이 국제콩쿠르 첫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고국인 불가리아 소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주음악가와 예술감독을 지냈고 모교인 파리 음악원과 스위스 제네바 음대 교수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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