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이 울리고 눈을 뜬 적당 씨. 시간을 확인하고 놀란다. 회사는 이미 지각. 하지만 당황한 것도 잠시다. 그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뭐 어때!” 늦을 때 늦더라도 아침은 잘 먹고 가야 한다. 적당 씨는 천천히 팬케이크를 즐긴 뒤 버스를 탄다. 하지만 풍경에 심취하느라, 그만 정류장을 놓치고 바닷가에 도착한다. 적당 씨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수영을 하고 가자고 생각한다. 우연히 바닷가까지 오게 되다니 운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어떤 일도 적당 씨를 조급하게 하거나 불안하게 할 수는 없을 것만 같다. 바닷가에 도착한 후에 버스에 가방을 놓고 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수영하느라 벗어 놓은 옷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도 적당 씨는 “뭐 어때!”라고 외친다. 그러고는 속옷바람으로 해가 다 진 이후에야 출근을 하러 회사로 돌아간다.
일상의 소소한 일탈도 좋지만, “뭐 어때!” 정신으로 무장해 지각에도 개의치 않는 동료와 함께 일하는 건 곤혹스럽지 않을까. 이런저런 궁금증이 들 때쯤, 이 책은 작은 반전을 제공한다. 모두 쫓기듯 불안해하며 살아가는 요즘, 한 템포 늦춰 가게 돕는 명랑한 통찰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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