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당하다(To be amazoned)’.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2019년 만든 비즈니스 용어다. 아마존이 특정 업계에 진출하면 그 시장 전체가 망할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미국 대형 서점 ‘반스앤드노블(Barnes & Noble)’부터 장난감 회사 ‘토이저러스(Toysrus)’까지 아마존의 영향을 받아 위기를 맞은 기업들이 쏟아지면서 나온 말이다. 책 판매로 시작해 배송과 물류, 대출, 패션, 클라우드, 인공지능(AI)까지 영역을 차츰 넓혀간 아마존은 이제 전 세계에 2억 명이 넘는 멤버십을 거느린 글로벌 기업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아마존 전담 기자인 저자는 ‘고객 우선주의’라는 슬로건 뒤에 숨겨진 아마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한다. 약 5년간 아마존 관련자 600여 명을 인터뷰하고,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내부 문서를 검토했다. 기밀 유지 계약에 묶인 핵심 임원 등 대중들이 접하기 어려운 인물의 입을 통해 아마존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는 과정을 그렸다.
저자는 아마존의 공격적인 비즈니스 전략과 경쟁사 압박으로 인해 업계가 황폐화되는 과정을 스릴러처럼 흥미롭게 묘사한다. 동시에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설립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주도하고, AI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긍정적 면모도 함께 다룬다.
책을 읽다 보면 좋든 나쁘든 이 기업에는 지금까지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으로 뻗어가는 DNA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마존이란 기업, 더 나아가 미래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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