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부활’로 시즌 여는 서울시향… “10년 뒤 베를린 필이 우리 상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15일 03시 00분


창립 80돌… 16, 17일 올해 첫 공연
정재왈 대표 “카네기홀 공연 재개
단원 정년제 도입 등 재도약 추진”

설립 80주년을 맞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말러 교향곡 ‘부활’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정재왈 대표이사(위쪽 사진)는 “한국 아티스트의 역량을 활용해 10년 뒤에는 베를린 필에 도전하는 악단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서울시향에 과거의 유산과 찌꺼기는 없습니다. 현재와 미래만 보고 갈 겁니다.”(정재왈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올해 창립 80주년과 재단법인화 2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16, 1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지휘봉을 들고 프랑스 국립교향악단 등에서 ‘부활’ 공연에 출연해온 독일 소프라노 하나엘리자베트 뮐러와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중심으로 활약해온 캐나다 메조소프라노 태머라 멈퍼드가 협연한다.

서울시향은 올해 이 곡과 2월 20일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말러 교향곡 7번을 음원으로 발매할 예정이다. KBS교향악단도 2월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명훈 계관지휘자 지휘로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소프라노 이단비가 협연하는 말러 ‘부활’ 공연을 가질 예정이라 연초부터 국내 양대 오케스트라가 ‘말러 대결’에 나서는 셈이 됐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재왈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비전을 밝혔다. 그는 ‘10년 뒤 우리의 상대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라는 다소 과감한 목표를 공개했다.

“허황된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대단한 성과를 나타내는 한국 아티스트들의 자양분을 활용하면 10년 뒤에는 충분히 겨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아티스트 활용은 올해 정기공연 협연자에서도 드러난다. 도이체 그라모폰(DG) 소속으로 활동을 펼쳐온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10월 1, 2일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으로 서울시향과 처음 협연한다. 2015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은 7월 4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독주자로 나선다.

2021년 부소니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9월 25일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협주곡’을 협연한다. 판 츠베덴 감독이 주목한 ‘오징어 게임’ 음악 작곡가 정재일의 신작도 같은 무대에서 공개된다. 2023년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수상한 윤한결은 2024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한 자신의 작품 ‘그리움’을 9월 12일 직접 지휘한다.

북미 투어도 13년 만에 열린다. 10월 27일 미 뉴욕 카네기홀을 비롯해 미시간주 앤아버, 오클라호마주 등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김봄소리와 박재홍이 협연하고 작곡가 신동훈의 작품도 선보인다. 지난해 교향곡 1번으로 음원 발매를 시작한 말러 교향곡은 판 츠베덴 감독 임기 내 전곡을 발매하고 실물 음반(CD) 발매도 모색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이날 “단원 정년제 도입을 통해 오케스트라를 활력 있는 조직으로 바꾸겠다”며 “노조와 꾸준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에 대한 무고 혐의로 기소된 뒤 직위해제됐다가 지난해 5월 무죄 판결이 확정된 직원들에 대해서는 “서울시향 대표로서 지난일들에 아쉬움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안타까운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말러#부활#서울시향#정재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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