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집중 음악교육, 경쟁에 필수적인 건 아니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일 12시 13분


젊은 피아니스트에 대한 팬덤 경쟁이 유독 치열한 일본에서 최근 우뚝한 존재감을 과시해온 피아니스트 후지타 마오(27)가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후지타는 2023년 체코 필하모닉 내한연주회에서 드보르자크의 피아노협주곡을 협연하며 처음 한국팬들 앞에 선 바 있다. 이번 첫 내한 단독 무대에선 스크랴빈의 전주곡 24곡 전곡과 환상곡 Op.28, 쇼팽의 전주곡 24곡 전곡을 연주한다.

후지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인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분에서 준우승했고, 2021년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일본 자본이 모체인 이 회사가 일본 피아니스트를 전속 아티스트로 영입한 일은 처음이었다.

후지타는 일반 중학교를 다닌 뒤 도쿄음악대학 부속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음악에 정진하게 됐다. 일본은 대학까지 일반 전공을 택하며 음악의 길을 병행하는 연주가들이 적잖다.

그는 최근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에선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가 대체로 더 이르다고 들었다. 콩쿠르에서도 어릴 때부터 집중적인 음악 교육을 받은 연주자들을 많이 만났다”며 “조기 교육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콩쿠르 같은 경쟁에서 결정적인 효과를 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 메인 레퍼토리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후지타는 모차르트 연주로 정평이 나 ‘동양의 모차르트’라는 별명도 있다.

“협주곡 공연을 할 때는 절반 이상 모차르트 협주곡을 연주해요. 그가 27곡이나 되는 협주곡을 남긴 게 다행이죠. ‘모차르트는 내가 잘하는 분야’라는 기준을 인정받게 됐으니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부터는 브람스, 베토벤 등 독일어권 작곡가들의 작품들에 집중하고 그 뒤 프랑스 작곡가들을 탐구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연주하는 쇼팽과 스크랴빈의 24개 전주곡은 일종의 ‘평행 세계’같은 느낌을 준다. “쇼팽은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에서 24개 조성(調性)의 순환에 대한 영감을 받았죠. 스크랴빈도 쇼팽의 음악에 영향을 받아 전주곡집을 작곡했습니다. 두 작품 사이에는 60년 가까운 차이가 있고 음악적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졌죠. 두 작곡가의 음색, 화성, 곡의 전개 방식 등 다양한 측면을 비교하며 들어보시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후지타는 “2019년 다른 부문 차이콥스키 콩쿠르 입상자 3명과 함께 처음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콘서트를 가진 적 있다”며 “한국 관객의 집중력이 높고 매우 열정적이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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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5-02-03 02:02:56

    재능, 즉 유전이 우선이지요. 노력은 그 다음.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강제 훈련하면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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