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재연구소는 9일 “최근 경북 경주시 분황사 발굴과정에서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바둑판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나무가 아닌 전(塼·벽돌)에 15줄씩을 그어 만든 이 바둑판은 가로 42cm, 세로 43cm, 두께 7.8cm로 요즘 쓰이는 19줄 바둑판(가로 42.5cm, 세로 45cm)과 크기가 비슷하다.
바둑 서지학자 안영이 씨는 “티베트에서 17줄 바둑판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15줄 바둑판은 처음”이라며 “바둑사 이론을 바꿀 수 있는 흔치 않은 유물”이라고 말했다.
바둑은 중국 요 임금이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으며, 한국에는 삼국시대 이전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에는 9줄 바둑을 두다가 이후 17줄 바둑, 19줄 바둑으로 변했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하지만 15줄 바둑판의 발견으로 바둑의 줄 수가 9줄에서 다양한 중간 단계를 거쳐 19줄이 됐다는 해석이 가능해졌다.
15줄 바둑판에는 17, 19줄 바둑판에 있는 화점(花點)은 없다.
분황사 유적지에선 최대 지름 2cm 안팎의 타원형 흑돌과 백돌도 여러 개 발견됐다. 이 바둑판은 11일부터 올해 말까지 불국사 앞 경주출토유물보관동에서 열리는 ‘분황사 출토 유물’ 특별전에서 전시된다. 분황사 발굴은 1990년 이후 계속되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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