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奎振기자」 조미료시장의 영원한 맞수인 ㈜미원과 제일제당이 이번에는 육수조미료를 놓고 「코리안 맛시리즈 3차전」에 돌입했다.
미원과 제일제당은 지난 60,70년대에 발효조미료로 1차전을 벌였고 80년대엔 종합조미료 싸움으로 2차전을 치렀다. 1차전은 미원이 완승 했지만 2차전은 제일제당이 승리했다. 결국 1승1패로 팽팽한 긴장을 유지해 왔던 두 회사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올들어 육수 조미료를 놓고 3차전에 들어간 것이다.
3차전은 지난 5월에 미원측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됐 다. 미원은 기존 조미료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해 더 이상의 시장확대가 어렵다고 판단, 전통육수 맛을 재현한 「청정원 眞육수」를 들고 나왔다.
미원은 주부층의 63.5%가 육수우려내기의 불편함 탓에 육수사용을 꺼린다는 점에 착안, 육수조미료의 시장확대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미원은 자사제품인 청정원 진육수가 순수한 육수맛으로 만들어져 국물요리 본래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전통육수의 단점인 지방분을 제거, 느끼한 맛을 없앴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일제당은 종합조미료시장에서 다시다로 승리한 탓인지 미원의 선공에 선뜻 대응하지 않았다. 미원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미원이 월평균 12억원대의 매출실적을 올리자 육수 조미료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 9월초 「진국육수쇠고기」를 내놓게 된 것.
30대주부층이 화학조미료 사용을 기피하고 천연조미료를 선호하는 추세를 감안 한 것이었다.
쇠고기 진국육수는 쇠고기 진액에 파 마늘을 넣어 구수하고 깊은 맛이 있는 게 특징. 우리 입맛엔 역시 파 마늘이 제격이라는 게 제일제당의 주장. 제일제당은 서울 대구 부산을 중심으로 판촉행사에 치중, 서서히 시장을 넓혀가는 전략을 펴고 있다.
미원측은 제일제당의 대응에 대해 『미원의 진육수제품이 제일제당의 다시다를 위협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유사 상품을 내놓았다』고 분석한다.
미원은 특히 진육수와 다시다가 대체관계에 있어 제일제당이 적극적으로 진육수시장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3차전의 승부는 이미 결정이 났다는 게 미원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제일제당은 한마디로 가소롭다는 반응이다. 진육수시장은 분말조미료 틈새시장의 하나에 불과하며 전체 조미료시장을 좌우할 상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