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 이모저모]『팔자… 팔자…』 넋잃은 객장

  • 입력 1996년 11월 5일 20시 23분


「李熙城 기자」 증권시장이 사정한파의 영향으로 꽁꽁 얼어붙고 있다. 검찰이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밝힌데 따라 5일 주식시장에서는 무조건 팔고보자는 투매양상이 빚어졌다. 종합주가지수가 오전장 한때 전날 종가보다 20포인트 넘게 하락하자 증권사객장에서 전광판의 시세 움직임을 지켜보던 일반투자자들은 초조하고 낙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삼삼오오 모여서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던 투자자들은 심지어 『정부가 증시를 버렸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강력한 사정의지를 또다시 천명한 것은 증권시장을 안중에 두지 않겠다는 처사』라며 흥분했다. 신용융자가 많이 걸려 있는 일부 중소형주들은 장중내내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오후장들어서는 매수주문이 없어 아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의 폭락장세는 경기침체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주식수요에 비해 주식공급물량이 많은 것이 결정적 원인. 지난 9월 증시 2부종목에도 신용융자(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것)를 허용한데 따라 신용융자금액도 큰 폭 증가했다. 지난 4일 현재 신용융자잔고는 모두 2조9천3백29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2부 종목에 걸려있는 신용융자잔고 7천2백42억원은 정부의 2부종목 신용거래허용조치에 따라 늘어난 금액이다. 신용융자금은 대출후 3∼5개월이내에 상환해야 한다. 따라서 2조9천억원이 넘는 주식은 증권사대출금을 갚기 위해 멀지 않아 매물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일반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자금(고객예탁금)은 지난 2일 현재 2조5천41억원에 불과, 신용융자잔고를 훨씬 밑돌고 있다. 게다가 수급불균형(주식공급초과현상)은 이달중 유상증자와 기업공개물량을 합쳐 6천6백여억원에 달하는 주식이 증시에 신규공급될 예정이어서 더 악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공급물량은 올들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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