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李東官특파원」 「값만 싸다고 먹히는 곳이 아니다」.
일본은 한국은 물론 구미(歐美)의 유명 가전업체들이 뚫고 들어가기 힘든 곳으로 악명높은 시장.
일본 가전시장을 뚫으려면 값싼 제품보다 소비자기호에 맞는 독자기능이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일본 가전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월풀 등 미국과 유럽 유명메이커들의 시장진출 경험 등을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대표적인 예가 스웨덴의 엘렉트로락스가 일본 샤프와 손잡고 작년 5월부터 선보인 드럼회전식 세탁건조기.
세탁에서 탈수 건조까지 전자동으로 끝내는 유럽형 제품이다. 소음까지 대폭 줄여 집이 비좁은 일본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연간 3만∼4만대에 불과했던 세탁건조기 시장규모를 10배로 늘리는 기폭제가 됐다.
엘렉트로락스는 지난 2월부터는 소형냉동고를 일본시장에 내놓아 반응이 좋았다.
GE의 경우 「일본시장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고 4백ℓ급 대형냉장고를 작년에 내놓아 1년사이 12만대를 파는 기록을 올렸다.
상식을 깨뜨린 과감한 판매전략에 「일제(日製)의 반값」이란 무기가 결합된 결과.
반면 엔고(高)나 싼 가격만을 무기로 일본시장에 덤벼들다가는 일본기업들의 「역(逆)덤핑」 공세에 큰 코 다치기 쉽다.
과거 구미 업체들은 덤핑공세를 벌이다 일본업체들이 동남아 업체들과 제휴, 자사 브랜드를 붙여 헐값에 역공세를 펴자 철수하기도 했다.
작년에 달러당 80엔선까지 엔화가치가 급등하자 일본시장을 두드렸던 대부분 외국업체들도 최근 1백10엔선까지 떨어지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