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사고가 나야 차를 바꿔주겠다니, 유서라도 써놓고 차를 몰라는 말입니까』
쌍용자동차에서 생산한 지프인 「무쏘」를 타고가다 차 결함 때문에 최근 두번이나 큰일이 날 뻔했던 崔榮達씨(50·경기 의정부시 금오동). 그는 요즘 회사측의 태도를 떠올리면 울화통이 터져 잠도 제대로 못이룰 지경이다.
그는 무엇보다 「안전성」을 강조한 선전에 호감이 가 「무쏘」를 구입한지 꼭 일주일만인 지난달 21일 문제의 차를 몰고 새벽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하마터면 큰일날 뻔한 사고를 당했다. 중부고속도로상에서 갑자기 차에서 「덜커덩」 소리가 나면서 시동이 꺼져 핸들과 브레이크가 작동을 멈췄던 것. 崔씨는 낭떠러지 앞 난간을 들이받고서야 간신히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서비스센터에서 하는 말이 미션이 깨졌으며 이런 일은 1만대당 1대꼴로 일어난다고 하더군요. 또한 당연히 부착돼 출고돼야 하는 미션충격완화장치(펨버)도 없었다고 설명하더군요』
차를 고친 뒤인 지난 5일에도 광주에서 형님 내외와 처형을 태우고 서울로 올라오던 중 김제부근에서 똑같은 일이 또 일어났다. 다행히 뒤에 오던 차가 없었기에 S자로 차를 몰아 간신히 멈춰서 큰 사고를 면했다. 과속이 예사인 고속도로상에서 「만에 하나라도 뒤따르던 차라도 있었더라면」 큰일날 뻔했다는 생각에 崔씨는 지금도 아찔하다.
두번이나 같은 사고를 당한 그는 차의 교환을 요구했으나 쌍용측으로부터 어처구니없는 말을 들어야 했다. 『똑같은 부분에 세번 고장이 나야 차를 교환해 주는 것이 회사방침』이라는 것. 본사에 마련한 소비자보호센터를 찾아가 항의를 해도 같은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죽고나서 차를 교환해 주겠다는 말과 뭐가 다를 게 있습니까. 만일 또다시 사고가 나서 죽기라도 한다면 다들 운전미숙이나 부주의 탓이라고 하지 결함이 있는 차를 몰다 죽었다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요. 결함이 있는 차를 몰고 다닌다고 쓴 유서라도 지니고 다녀야겠지요』
자신의 차에 대해 「살인무기」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 崔씨. 요즘 서비스센터에서는 『수리가 끝났으니 차를 인수해 가라』는 연락이 계속 오지만 崔씨는 그럴 마음이 없다. 두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아무렇지 않게 「죽음의 질주」를 계속 하기엔 목숨이 너무나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金靜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