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宇鎭기자」 불황 속에서도 고급위스키 수입 및 소비가 급증, 우리나라가 세계 위스키의 「황금어장」으로 떠올랐다.
20일 관세청 집계를 보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원액과 완제품을 포함한 위스키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6% 늘어난 1억3천6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입 실적을 초과한 것이며 원화(달러당 8백20원 기준)로는 1천1백15억원에 달해 위스키 수입이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지난해 6천억원에서 올해엔 50% 이상 증가한 9천억∼9천5백억원에 이르고 이중 수입위스키가 1천5백억∼1천6백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주류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위스키는 대부분 스카치 위스키로 원액을 들여와 브렌딩했거나 완제품을 수입하는 형태. 국내 독자 생산품은 거의 없다.
위스키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세계 위스키시장의 판도가 우리나라 주당(酒黨)들이 어떤 위스키를 「밀어주느냐」에 따라 좌우될 정도가 됐다.
조선맥주가 수입 판매하는 영국 UD사의 딤플은 지난해 세계 전체 판매량 1백39만상자(7백㎖ 6병기준) 가운데 약 15%인 21만 상자가 한국에서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딤플은 국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세계 시장 매출 5위를 차지했다.
진로가 수입한 임페리얼 클래식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1백35만상자가 팔린데 힘입어 시바스리갈 조니워커 그랜피딕에 이어 세계 매출순위 4위에 올랐다.
이들 두 제품은 올들어서도 국내 판매량이 큰 폭으로 뛰고 있어 그랜피딕을 제치고 세계시장 매출 3,4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래서 세계 주요 스카치위스키 제조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쏟는 관심은 지대하다.
핀 존슨 등 UD사 경영진 11명은 지난 9월 방한, 조선맥주와 조니워커 시리즈 판매전략을 협의했다.
진로에 임페리얼 클래식 원액을 공급하는 윌리엄 그랜츠사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도록 배합한 원액을 따로 생산하고 있다.
위스키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올들어 두산은 윈저를 내놓았고 조선맥주는 조니워커시리즈를, 진로는 로비듀와 칼튼힐을 출시했다.
위스키 가운데서도 12년 이상 숙성된 프리미엄급 위스키는 잘 나가고 10년 이하인 스탠더드급 제품은 저조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진로 두산씨그램 조선맥주 등 주류3사는 프리미엄급 위스키 2백34만8천상자를 출고,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2만9천상자보다 2배이상 팔았다. 반면 이들 3사의 10년산 이하 스탠더드급 위스키 출고량은 2백8만8천상자로 전년 동기의 2백44만4천상자보다 14.6% 줄었다.
프리미엄급 위스키 가운데 딤플은 판매량이 62만5천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배나 폭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