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가마 소득,특급호텔 커피6잔값 수준』…농림부

  • 입력 1996년 12월 3일 17시 19분


올해 농민들이 쌀 한가마를 생산해서 얻는 순수익은 3만8천원 수준으로 국내 특급호텔에서 판매하는 커피 6잔값(한잔에 6천원기준)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가 3일 올해 실제 쌀 수확량과 생산비 수매경비 추곡수매가 3% 인상안등을 바탕으로 농민들이 정부 수매에 응했을 경우에 얻는 수익액을 추정,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쌀생산농가는 3만8천6백93원 정도의 순수익을 쌀 한가마에서 얻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농림부가 국내 농지중 비교적 토질이 비옥하지 못한 90% 한계답지(토질의 등급을 1∼100으로 구분했을 경우 90번째의 논) 3백평을 경작하는 데 드는 생산비를 기초로 조사한 총 생산비용과 수매가 3% 인상시 농민들이 얻는 총수익을 계산한 결과에 의해 나왔다. 한계답지 3백평에 쌀을 경작하는데 드는 총비용은 45만8천3백64원으로 실측결과이 곳에서 모두 4백17㎏의 쌀이 생산돼 80㎏ 한가마에 투입된 비용은 8만7천9백36원으로 추정됐다. 또 정부수매에 응하기 위해 농민들이 벼를 말리고 수매장소까지 쌀을옮긴 뒤 대기하는 시간 등 수매에 직·간접적으로 투입된 유·무형의 노력을 돈으로 환산한 수매경비는 한가마에 1만31원으로 추산됐다. 결국 쌀 80㎏ 한가마를 생산, 정부수매에 응하는 데는 직접 생산비용 8만7천9백36원과 수매경비 1만31원을 합한 9만7천9백67원이 든다. 미질이 좋은 1등급 정부 수매미의 가격이 수매가 3% 인상으로 한가마에 13만6천6백60원으로 결정될 경우 1년 농사 끝에 농민들은 세금(10%)과 봉사료(10%)를 포함한 6천원짜리 특급호텔 커피 6잔을 사먹을 수 있는 돈밖에 되지 않는 수익을 쌀 한가마를 수확해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1년간 농사를 열심히 지어 쌀 한가마를 통해 얻는 이익이 호텔 커피값 6잔 정도에 불과하다면 누가 농사를 계속 짓겠는가』라며 『국제경쟁력도 좋지만 우선 농사를 지어 먹고 살 수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계답지 생산비용은 농림부가 추곡수매가 인상률 결정에 참고하기 위해 매년 조사하고 있는 기준치다. 한편 논 3백평의 전국 평균 생산비는 42만8천7백63원으로 추정돼 올해 단보당 평균수확량 5백7㎏을 적용할 경우 한가마 생산비용은 6만7천6백55원으로 가마당 수익은 한계답지보다 2만원 가량 높은 5만8천9백74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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