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炳奇기자」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아야 하는 것이 국제항공업계의 엄연한 현실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양사는 적과의 동침을 보다 많이 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
항공업계에서 「적과의 동침」이라고 일컫는 「코드셰어」(공동운항제도)는 자사 소속 비행기가 아니더라도 제휴를 맺은 항공사의 좌석을 일정 부분 할당받아 승객들에게 파는 제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항공이 서울∼미국 디트로이트 노선을 이용하려는 승객에게 아시아나 항공권을 팔지 않고 노스웨스트 항공권을 파는 제도를 말한다. 다시 말해 아시아나항공에서 티켓을 구입한 승객이 정작 미국에 갈 때는 노스웨스트사 항공기를 탈 수 있다는 뜻이다.
항공사들이 이런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추가자본의 투자없이도 신규 스케줄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 항공이 서울∼디트로이트 노선을 현재 일주일 왕복 3회에서 7회로 늘리려면 추가로 항공기 4대를 투입해야 하지만 같은 노선을 가지고 있는 노스웨스트사와 공동운항계약을 해 승객들이 노스웨스트사 항공기를 이용하도록 하면 추가로 항공기를 투입하지 않고도 신규스케줄을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항공사의 경쟁력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많은 노선을 가져야 하는 것인데 공동운항제도는 이 점을 쉽게 보장해주는 매력이 있다. 고객들의 입장에서도 노선 선택폭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동운항제는 또 한 회사가 취약한 고객계층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주노선의 경우 백인들의 이용률이 떨어지는데 에어캐나다와 노스웨스트항공사와 각각 제휴해 백인들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이들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게 된다. 역으로 에어 캐나다와 노스 웨스트항공사는 동양인의 이용률을 제고할 수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에어캐나다 에어뉴질랜드 가루다 인도네사아 이베리아항공 베트남항공 안셋 호주항공 등 8개사와 공동운항계약을 맺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노스웨스트 오스트리아항공 우즈베크 오스트리안항공 호주 콴타스항공 등 4개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