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재해 문제점 진단]석탄산업 현주소

  • 입력 1996년 12월 17일 20시 00분


강원 태백시의 탄광막장붕괴는 낙후된 우리 석탄산업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낸 사고다. 사고가 난 지점은 갱구로부터 3천1백10m 떨어져있으며 지하 3백35m 깊이. 이처럼 위험한 곳에서 석탄을 캐야 할만큼 석탄이 모자라는가 하는 문제가 자연스레 제기된다. 현재 무연탄의 국내판매가격은 국제가격과 비슷한 t당 51.90달러수준. 생산비는 그 두배가 넘는 1백20.60달러. 갱도가 너무 깊다보니 생산비가 높아진 것이다. 생산비가 판매가격의 배를 넘어 탄광회사의 수지가 맞을 턱이 없다. 할수없이 차액인 68.70달러를 정부가 보조하고 있다. 석탄수요도 매년 줄어든다. 연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가정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작년 국내의 석탄 생산량은 5백48만t. 올해는 그보다 22%가량 줄어든 4백25만t으로 전망된다. 지난 88년 2천5백64만t에 이르던 석탄생산량이 10년도 채 안되는 기간중 이처럼 줄었다. 수지도 맞지않고 경쟁력도 없으며 수요도 급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석탄산업을 일시에 포기할 수도 없다. 석탄산업 종사자 1만1쳔여명의 생계가 걸려있는데다 연탄을 때는 서민의 가계안정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태백 고한 사북 등 탄광지역을 스키 골프 카지노 등을 할 수 있는 관광지구로 변모시킨다는 방침아래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 올해만도 5백억원을 투자했다. 그렇지만 관광지개발도 접근도로개설 등 난관이 많아 사업추진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許承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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