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불황/자금난 타개]『급전 팩토링社 두드려라』

  • 입력 1997년 1월 12일 19시 44분


《올해도 중소기업들에 가혹한 시련은 계속될 것 같다.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의 바닥에서 당장 직원들 월급걱정부터 고부가가치화 등 기업체질개선에 이르기까지 산적한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중소기업 경영애로 타개전략을 자금난―기술난―판매난―인력난 순서로 4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李鎔宰기자」 『대출조건을 알아보려고 전화드렸는데요…』(중소기업사장 K씨) 『특별한 대출조건은 없습니다』(「D파이낸스」사 직원) K씨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중견 전자업체와 15억원의 납품계약을 한 뒤 자재구입자금 4억원이 모자라 거래은행을 찾았다가 『당좌차월을 이미 넘기셨네요. 죄송합니다만…』이라는 말만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K씨였다. K씨는 D파이낸스에서 납품계약을 담보삼아 연리 17%로 3억원을 빌려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K씨가 비교적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었던 D파이낸스는 이른바 「팩터링회사」. 95년경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팩터링회사들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는 금융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팩터링회사는 쉽게 말해 명동 등지의 사채업자가 하던 어음 외상매출채권 할인을 공개적으로 하는 곳으로, 파이낸스 △△팩터링 등의 간판을 달고 있으며 전국에 3백여개가 영업중이다. 중소기업 전문가들은 지난해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어음부도율이 95년의 0.17%보다 낮은 0.10 ∼0.14%대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최근 대거 설립된 팩터링회사의 역할이 컸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팩터링회사가 중소기업에 꾸어준 돈은 2조원으로 추산된다. 95년도 시중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8조여원의 25%에 해당하는 수준. 팩터링의 단점은 고금리. 그러나 중소기업들이 연이율 13∼18%에 이르는 팩터링회사를 이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꺾기가 없다〓팩터링회사는 여신전문회사로 수신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어 양건예금(꺾기)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은행에서 10억원을 연리 16%의 당좌차월로 빌리면서 3억원을 연리 12%의 정기예금으로 꺾기를 당하는 경우 실질이자율은 19%에 육박, 팩터링금융의 이자율보다 오히려 높을 수 있다. 또 대출담당직원에 대한 접대비 등 음성적인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절차가 빠르다〓구비서류가 간단하고 융자 즉시 현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장기간 거래를 통해 신용을 인정받으면 일정한 한도를 정해 별도의 절차없이 한도액 범위내에서 수시로 돈을 꾸고 갚을 수 있다. ▼절세가 가능하다〓사채에 대한 이자와는 달리 이들 회사는 상법상의 회사이기 때문에 지불한 이자를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어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팩터링회사들이 최근 여신규모를 대폭 늘리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부실채권을 안게 됐거나 융통어음할인 수신업무취급 등 탈법적인 영업으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으므로 이용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화파이낸스의 黃要燮(황요섭)사장은 『수요자중심 금융인 팩터링금융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자금조달 및 위험회피(헤징)기법을 통해 대출이자를 인하하고 중소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차별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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