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각살우(矯角殺牛)란 삐뚤어진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게 한다는 말로 공연히 쓸데없는 일을 하다가 전체를 그르친다는 뜻이다.
전조등 사용시간이 길어지는 겨울철 자동차관리에도 교각살우와 같은 일들이 생겨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전조등 전구다.
순정품전구는 55/60W가 규정 용량이다. 그러나 시중에 유통되는 사제품 전구중에는 80/100W나 100/130W의 대용량 고광도 전구가 유통되고 있다. 야간주행시 전조등의 밝기가 어둡다고 느끼는 운전자중에는 이 대용량 전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원래 전조등을 설계하고 제작할때는 순정품인 55/60W전구를 기준으로 해 발열량과 방열량을 계산하여 전조등을 설계하고 제조한다.
이렇게 제조된 전조등에 순정품이 아닌 1백W의 대용량 전구를 사용할 경우 전구의 소비전류가 순정품전구보다 두배정도 소비되므로 당연히 발생하는 열도 두배정도 높다.
그러나 전조등 자체의 방열량은 일정하므로 자연히 전조등 자체의 온도도 두배 높아지게 된다. 이때 온도가 가장 높게 상승하는 부분은 전구에 가장 가깝게 설치되어 있는 반사경. 결국 여기서 발생하는 높은 열에 의해 반사경에 도금된 반사피막이 타거나 변색된다. 이로 인해 대용량전구를 설치한 후 3,4개월은 전조등의 빛이 밝아지나 5,6개월 후에는 반사경의 반사피막이 손상돼 밝기가 순정품 전구 사용시보다 오히려 떨어진다.
특히 대용량 전구를 장착하고 장시간 저속 야간운전을 할 경우에는 전조등이 과열되어 전조등 배선이나 전조등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다.
김 헌 규<현대자동차 승용정비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