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그간 엘리트임원의 종합경영능력 배양을 위해 시행해 왔던 CEO(최고경영자)교육제도를 올해부터 폐지하는 대신 부장 및 이사급 임원을 지역전문가로 양성하는 「시니어지역전문가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13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지난 91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리,과장급을 대상으로 시행해오던 기존의 지역전문가제도는 그대로 존속시키되 최근 각 계열사의 경비절감 움직임을 감안, 파견인원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외파견인원은 매년 대리, 과장급 약 4백명이었으나 올해의 경우 대리, 과장급이 약 1백50명으로 크게 줄어드는 대신 부장, 이사급이 약 1백명 정도 해외로 나가게 되는 등 전체 파견인원은 2백50명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각 계열사는 현재 지역전문가로서 해외에 파견할 부장, 이사급 간부에 대한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에 있을 임원인사와 때맞춰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간 파견된 대리,과장급이 지역전문가라기 보다는 ‘지리전문가’수준으로써 파견지역 고위층과의 인맥을 구축하는 것을 포함한 고차원적인 역할은 수행하지 못하는 등 제도의 보완이 필요해 임원들을 지역전문가로 내보내 해외에서의 경영감각을 키우도록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역전문가로 파견되는 부장과 임원들은 1-2년간 해당지역에서 국제경영감각과 현지문화 적응능력을 키우고 곧바로 주재원 등으로 현장에 투입되는 글로벌 경영자로 육성된다.
한편 지난 93년말 재계에 경영혁신바람이 한참 불기 시작했을 무렵 李健熙 회장의 지시에 따라 고위임원교육과정으로 생겨난 CEO과정은 지난해 11월30일 6기 入課임원 21명을 마지막으로 배출한 후 폐지되게 됐다.
삼성그룹이 그간 엄청난 자금을 들여 추진해온 CEO교육과정이 갑자기 중단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의 경비절감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주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