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鍾來기자」 일한(日韓)번역 소프트웨어 시장을 놓고 한일간에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컴퓨터를 통해 일본어를 한글로 자동 번역해주는 일한번역 소프트웨어는 모두 4종. 국내 제품은 유니소프트의 「오경박사」, 창신컴퓨터의 「한글가나」, 일본에서 원정온 제품은 고덴사의 「j·서울/JK」와 히타치의 「명품」으로 서로가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일한 번역 소프트웨어는 영한 프로그램에 비해 번역률이 높은 편. 개인 사업가나 무역상에 큰 도움이 된다.
유니소프트는 지난 10일 「오경박사 1.52」를 새로 내놓았다. 백제 시대 일본에 학문과 문화 종교를 전해준 오경박사(五經博士)의 이름을 딴 이 제품은 일본 PC통신망의 내용을 바로 한글로 보여준다. 또 오경박사에 포함된 「바벨」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인터넷에서 일본어 정보를 한글로 자동 번역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유니소프트는 이르면 4월부터 일본 현지에서도 「오경박사」를 판매할 계획이다.
창신컴퓨터의 「한글가나」는 국내 제품으로는 가장 빠른 지난 92년에 처음 선보였다. 현재 구어체 문어체 등 문체를 구별해 번역해주는 기능이 들어간 3.0판까지 나와 있다. 창신측은 이르면 2월부터 일한 번역을 제공하는 인터넷 정보검색프로그램(웹브라우저)을 10만원 미만에 시판할 예정이다.
지난 11월 한글윈도95용 「J·서울/JK」를 선보인 일본 고덴(高電)사는 일한번역 분야의 선두를 지켜온 회사. 재일교포 출신인 高基秀(고기수)고덴사사장은 번역만 전문으로 연구해온 기술력으로 국내에 디코시스템이라는 지사를 두고 일한 번역 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왔다. 일본 지명이나 인명 등 고유명사의 데이터베이스를 잘 갖추고 20여만 단어를 제공해 번역률이 비교적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히타치(日立)는 최신판인 한글윈도95용 「명품 플러스 원」을 이달 말까지 선보이고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다. 이 제품에는 일한과 영한 번역이 동시에 가능한 「랑데부」라는 웹브라우저를 제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일한 번역 소프트웨어간의 시장 쟁탈전은 결국 인터넷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번역하는 것과 추가 단어 제공 등의 사후 서비스에 달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