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주요계열사의 부도로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건설에 참여한 2천여개사가 당분간 심한 자금난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당진제철소가 2월초엔 조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거래 중소기업의 조업 납품 자금결제 등에 연쇄적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또 한보그룹에 고철 화학약품 등 원부자재를 납품하거나 건설하청을 받아 공사를 해주고 어음을 받아둔 업체도 당장 심한 자금난에 시달릴 전망이다.▼하청 협력사▼
한보와 한보건설의 시공관련 직접협력업체수는 작년말 현재 각각 5백58개와 2백83개.
한보그룹 관계자는 『당진제철소를 짓는 과정에서 설비를 납품한 업체가 8백여개로 2,3차 하청업체까지 합하면 2천여개에 이른다』며 『이들중 상당수는 부도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발행된 어음 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지만 25일까지 벌써 1천3백억원이상의 부도가 난 것으로 보아 총 발행어음액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당진공장 건설에 참여한 한 건설업체 사장은 『작년 10월경부터 한보의 어음결제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어음기일이 돌아오면 기일을 연장해 차환발행, 벌써 3개월치 이상의 공사대금이 밀려 있다』고 말했다.
▼당진제철소 가동중단▼
金是鍾(김시종)한보철강 기획부장은 『당진공장의 원재료인 고철재고가 현재 8천t밖에 없다』며 『내달초면 재료가 바닥나 공장을 세워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초부터 신용장이 열리지 않아 해외로부터 고철수입이 중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처인 유공이 25일부터 LPG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해왔고 전기로 가동에 필요한 전력은 한국전력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으나 당진제철소는 지난해 11월부터 전기료를 못내 현재 두달치 전기료 1백31억4천만원이 연체돼 있는 상황이다.
그밖에 당진제철소 B지구 건설공사도 대금결제난으로 정상적인 공사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철강 수급▼
한보가 열연 및 소형봉강제품 공급을 중단하면 이를 원료로 냉연강판 강관 등을 생산하는 동부 연합 현대 한국 세화제강 등 2차 철강업체의 조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한보가 국내 열연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
철강수출에서도 35만t 1억달러의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통산부는 내다봤다.
이 때문에 국내 철강제품의 수급을 통합관리하고 있는 포철에서는 한보의 생산 및 재고현황 파악에 나섰다.
〈許承虎·黃在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