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鍾來 기자] 노트북PC 메모리 사(私)제품이 용산전자상가 세운상가 등 대규모 컴퓨터상가에서 대기업 제품인 것처럼 둔갑해 대량 불법판매되고 있다.
메모리 사제품은 삼성전자 LG반도체 현대전자 등 반도체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정품과 얼른 보면 별다른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에게 더욱 혼란을 주고 있다.
사제품 유통업체들은 삼성 LG 현대 등에서 반(半)제품 형태의 반도체 칩을 대량으로 구매해 경기도 일대의 공장에서 기판(PCB)을 따로 만들어 칩을 조립한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제품은 컴퓨터상가나 PC통신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공연하게 팔리고 있다. 이들 사제품 메모리는 정품에 비해 값이 최대 50%가량 싸다.
이들 사제품의 외관만 보면 대기업에서 직접 제작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물건에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대기업의 애프터서비스나 교환 환불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또 중고 칩이나 불량 칩을 사용하더라도 일반인이 쉽게 분간할 수 없다.
용산 컴퓨터상가에서 노트북 메모리를 취급하는 한 상인은 『전자상가에서 거래되고 있는 노트북 메모리의 70% 정도가 사제품』이라며 『사제품은 구입업체에서나 교환이 가능한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구입업체가 문을 닫거나 가게를 이전하면 사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아무런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없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사제품의 경우 기판 제작과 납땜 처리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열 때문에 반도체 칩이 손상되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처음 듣는 얘기다. 노트북PC용 메모리는 정품으로만 판매하고 있다』면서 『반제품 형태의 칩은 산업용이나 특수용도로만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