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기름값을 아끼자』 린번엔진車 9월 첫선

  • 입력 1997년 2월 26일 20시 15분


[허승호기자] 희박연소(稀薄燃燒·lean burn) 방식을 이용한 고연비 차량이 올 9월경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현대 기아 대우 등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고(高)유가시대에 연료절감형 차량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린번엔진 실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89년부터 린번엔진 연구를 해온 현대자동차는 오는 9월경 린번엔진을 장착한 엑센트를 양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아자동차도 올 상반기중 린번엔진을 단 크레도스 시작차(試作車)를 만들어 시험에 들어가며 대우자동차는 엑센트의 판매현황을 보아가며 린번엔진을 내놓을 방침이다. 린번엔진이란 기존 가솔린엔진의 공기와 연료 혼합비(14.7대1)를 22대1로 대폭 높여 연료소모량을 줄이도록 설계된 엔진이다. 金基榮(김기영)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엔진시험팀 차장은 『휘발유는 14.7대1의 비율로 공기와 섞일 때 화염전파가 순식간에 이뤄지고 연소안정성이 확보되는 등 이상적인 연소반응이 일어난다』며 『22대1의 비율에서는 휘발유가 잘 타지 않아 엔진이 꺼지기 때문에 특별한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린번엔진은 이를 위해 실린더 입구에서 강한 소용돌이 바람을 일으켜 휘발유 입자가 실린더 전체에 확산되지 않고 점화플러그 근처에 집중되도록 유도, 폭발을 일으키게 되어있다. 이 엔진을 사용할 경우 시내주행 상황에서 기존 엔진보다 연비가 20%가량 좋아져 휘발유 1ℓ로 20㎞이상을 달릴 수 있다는 것이 현대측 설명. 당연히 대기오염도 줄어든다. 그러나 같은 배기량의 보통엔진에 비해 출력이 낮아 출발시나 낮은 속도로 달릴 때는 희박연소 방식으로는 주행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때는 혼합비를 보통엔진과 같도록 하고 일정 속도 이상일 때만 린번방식의 연소가 일어나도록 자동조절한다는 것. 또 가속페달을 밟을 때 반응시간이 25%가량 더 걸려 공격적인 주행을 즐기는 사람에겐 「답답하다」 「느리다」는 느낌을 준다는 단점도 있다. 기름값이 비싼 일본에서 주로 기술개발이 이뤄져 혼다의 시빅, 미쓰비시의 미라지 등이 린번엔진장착 차량을 상용화했다. 현대측은 『린번엔진을 장착할 경우 차량원가가 다소 올라가겠지만 연료비를 아끼려는 고객을 겨냥한 차량이므로 판매가격에서 기존차량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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