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SW업계 순수개발품 시장에 한계…변신 몸부림

  • 입력 1997년 3월 4일 08시 26분


[김종내 기자]「소프트웨어 개발만으로는 안된다」. 노동법한파 한보사태로 이어지는 경제 불황시기에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잇따라 「사업 변신」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맨주먹과 소프트웨어 하나에 승부를 걸고 중견업체로 급성장해온 벤처기업들이 하드웨어 판매나 PC통신 서비스같은 외도(外道)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글워드프로세서 「▦글」로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을 이끌어온 한글과컴퓨터의 변신이 두드러진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조심스럽게 PC마우스를 4만개나 판매하는 재미를 톡톡히 보았다. 올해 초부터 키보드까지 시판중인 한글과컴퓨터의 李燦振(이찬진)사장은 『제삼국에서 만든 스피커 스캐너 조이스틱같은 주변기기도 우리 회사 브랜드를 붙여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이사장은 이어 『올해 안에 인터넷 광고와 컴퓨터 방문교육, 학교과외 사업에도 진출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농그룹에서 인수한 한메소프트(대표 李昌元·이창원)는 이제 소프트웨어 제품을 개발하는데 별 관심이 없다. 정작 손댄 사업은 사운드카드 개인휴대단말기(PDA) 판매 사업이다. 곧 PC게임 유통업에도 새로 발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메타자」 「파피루스」(워드)같은 소프트웨어는 지난날의 명성으로만 남아 있다. 그나마 올해 나올 소프트웨어도 기업전산망을 위한 인트라넷 제품 정도에 머물 전망이다. PC통신 프로그램 「이야기」로 유명한 이야기정보통신은 최근 바둑 장기 만화 같은 오락과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PC통신 「이야기네트」의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오는 4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도 앞으로는 다른 소프트웨어업체와 공동 작업하거나 외주를 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李永尙(이영상)이야기정보통신사장은 『오랜 불황을 겪어온 소프트웨어업계는 순수 개발만으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지 못하고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큰 문제』라며 『사업다각화를 하는 만큼 장기적인 기술력 확보에도 투자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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