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아웃소싱」기법 도입확산…본사는 기획·개발만 전담

  • 입력 1997년 3월 10일 08시 16분


[이영이 기자] 머리만 남기고 거추장스런 부분은 모두 떼어버려라」. 삼성그룹이 꿈꾸는 미래 조직상은 「작고 강한 초(超)본사」다. 가능한한 기업의 몸집을 가볍게 해 의사결정과정을 최소화하고 기획개발분야에 전력을 집중, 급변하는 21세기 기업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사내 일부업무를 아예 외부전문회사에 맡기는 아웃소싱(외부조달)기법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있다. 첫 시도로 삼성물산은 지난 95년부터 외부대행업체가 사원 복리후생이나 해외출장 개인민원등 총무관련 업무를 책임지도록 하는 사내서비스센터를 개설해 운영중이다. 그동안 여러부서에 분산돼있던 업무를 통합하고 여행사 보험사 서비스용역사 등 전문회사가 직접 맡아 처리하기 때문에 사원지원업무가 더욱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처리된다. 또 삼성전기는 컴퓨터 전원장치 등 경쟁력이 약화된 일부 조립품 생산도 과감히 떼어내기로 하고 사원들이 퇴사후 특정 사업부문을 맡는 「사내기업가제도」를 곧 도입할 계획. 사원출신이 특정품목의 조립생산을 맡는 이 제도는 회사측으로서는 재고가 없고 노무관리에 신경쓰지 않아서 좋고 사내기업가는 회사가 자재공급과 판매를 책임져주기 때문에 편하다. 또 서로 믿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그룹차원에서는 현재 2천7백여대에 이르는 회사소유 차량을 렌터카 회사에서 운행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 池升林(지승림)삼성그룹 기획담당전무는 『앞으로 사원지원업무나 시설관리 특정부문생산등의 분야를 외부전문업체에 맡기고 본사는 기획 개발업무 등 전략적 부문만을 책임지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장없는 기업」 이랜드는 아웃소싱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 생산과 판매를 철저히 이원화해 이랜드 본사는 상품기획 마케팅 광고만을 맡고 생산은 수백개에 이르는 하청라인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따라 디자이너연구실과 샘플개발실 4백50여명, 영업관리 1천여명, 생산관리 1천5백여명등 총3천여명의 사원 전원이 기획및 전략부문만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쌍용타워 등의 사옥관리 사원식당운영 등을 외부에 맡겨온 쌍용그룹은 최근 사내 전산부에서 직접 수행하던 전산시스템운영 등의 업무를 외부업체에 넘겨줬다. 특히 쌍용건설은 최근 사원평가 전산자료분석을 외부 전산업체에 의뢰하는 한편 인텔리전스빌딩 건설관리전략 등 각종연구프로젝트를 학계와 관계전문기관에 맡기는 등 전산 및 연구부문의 아웃소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제약업계는 연구개발분야를 오래전부터 외부연구기관에 맡겨왔다. 식품업계 회사들은 각자의 취약 부문을 보완하기 위해 서로 상대방 업체에 특정부문을 맡기는 전략적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일화는 최근 캔커피를 생산하면서 미원의 원두커피 볶음설비를 빌려썼다. 그 대신 미원은 탄산음료설비와 초정리광천수를 확보하고 있는 일화에 과일주스 「웰치스」 등의 제조를 맡기고 있다. 참치전문업체인 사조산업은 작년말 취약한 물류 유통분야를 아예 제일제당에 넘기고 참치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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