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신동방그룹「우호세력 밀약說」유포

  • 입력 1997년 3월 10일 21시 00분


[이희성·정경준기자] 미도파 경영권 장악을 위해 공개매수를 준비중인 신동방그룹이 주가가 낮을 때는 미도파주식을 단 1주도 사들이지 않았다가 주가가 급등하고난 뒤 대거 사들인 것과 관련, 우호세력과의 밀약설이 증시에 유포되고 있다. 신동방그룹은 올해초 미도파 주식값이 1만7천원대에 머물고 있을 때는 미도파인수설을 강력히 부인하며 미도파주식을 매입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신동방과 관계사인 고려산업은 지난달 주당 3만∼4만원대에 미도파주식 2백2만주(13.66%, 6백76억원어치)를 매입했다.연초에 3백40여억원에 매입할 수 있는 미도파주식을 3백30여억원을 더 주고 사들인 셈. 합병인수(M&A)전문가들은 『신동방이 국내 증권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쉬운 외국인들에게 주식매집을 부탁한 뒤 이를 고가에 되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작년 11월부터 지난 8일 현재까지 미도파주식매매를 통해 모두 3백45억원의 매매차익을 챙겼다. 그러나 신동방그룹측은 『외국인들에게 웃돈을 주고 미도파주식을 사들이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M&A를 재료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미도파 주가가 최근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약세다. 지난 5일 4만5천1백원을 정점(頂點)으로 내림세로 돌아서 6,7일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데 이어 10일에도 하한가를 기록해 3만5천2백원까지 떨어졌다. 4일만에(거래일기준) 주당 1만원이 빠지는등 경영권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주식치고는 이례적인 약세다. 증권전문가들은 미도파의 「M&A거품」이 서서히 사그라들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우선 현대 삼성 LG 등이 미도파측 백기사(白騎士)로 나서 신동방의 미도파 M&A는 사실상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해졌다는 것. 또 성원건설 등 미도파주 매집세력에 대해 국세청 등의 자금출처 조사 소식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도파 주가가 이미 오를대로 올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朴炫柱(박현주)동원증권 이사는 『부채비율이 700%를 웃도는 미도파의 주가는 내재가치를 따져볼때 1만원 안팎이 적정수준』이라며 『주가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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