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이 기자] 「수출상담을 할 때 인도네시아에선 정치얘기를 피하고 나이지리아는 사기를 조심하라」.
「러시아에서는 외상거래는 가급적 피하라」.
현지사정이나 관례를 모르는 수출업체들이 무작정 해외시장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무역관들로부터 수출상담시 유의해야 할 점을 들어봤다.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국〓각종 사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시회 등을 빌미로 샘플발송을 요구한 뒤 이를 가로채는 사기나 가짜수표사기가 많다. 대금을 선불로 받거나 입금이 완료된 후 선적해야 한다.
정부 또는 정부투자기관의 대량구매 위장사기가 많으며 「정부돈을 해외에 유출하려는데 해외계좌를 사용하게 해주면 돈을 주겠다」고 제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모두 가짜다. 소개비 수수료 등만 뜯기고 만다.
▼인도네시아〓정치 경제 문화 관습 등의 사전지식을 갖고 상담에 임하는 것이 좋다. 상담중 수하르토대통령의 장기집권 등 정치적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절대 금물. 현지인들에게 인기있는 배드민턴 등을 화제로 꺼내면 상담진행이 원활해진다. 주요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들은 이해관계가 발생하면 절대 양보하지 않으므로 계약서 작성시 분쟁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사전에 명확히 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러시아〓영세한 바이어들의 요구로 신용장없이 외상거래를 하다가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수출업체가 많다. 바이어의 신용상태나 거래상품에 따라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 「세관통관을 위해 송장(送狀)에만 가격을 낮게 표시해달라」는 바이어의 요청을 들어주면 통관 뒤에 송장표시가격을 근거로 지불가격과의 차액을 돌려달라고 클레임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송장가격조정 요청은 서면으로 받아두면 사후 문제발생을 막을 수 있다.
▼체코 등 중동구〓현지 은행제도가 미흡해 수입신용장 개설시 수입담보금을 예치하도록 돼있다. 대부분 수출업자가 대신 금융비용을 부담하기 때문에 수출가격을 상담할 때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정하면 사실상 손해를 보게 된다. 수입업체의 자본력이 취약해 초기단계에는 외상거래를 피하는 것이 좋지만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바이어의 능력을 확인한 후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미국〓신용사회이기 때문에 30∼60일 정도의 신용거래가 관례화돼 있다. 신용장만 고집하다가는 상담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약간의 위험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미국 바이어들의 거래방식을 수용해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