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 기자] 남들이 뭐래도 24년간 한길만 걸어 온 중소기업, 서흥산업은 국내보다는 해외에 더 많이 알려진 콘돔 전문생산업체다.
지난해 생산품의 80%를 수출하고 유엔산하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가 필요로 하는 물량의 70%를 공급하면서 지난해 1백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88년에는 정부로부터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수출에 이바지한 공로로 산업훈장을 받기도 했으며 95년에는 업계 최초로 ISO 9002인증을 획득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업체가 됐다. 그러나 이 회사가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데는 그동안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랐던 것이 사실.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나라 독특한 유교문화였다. 이 회사의 金德成(김덕성)대표는 『처음 사업시작할 때 뒤에서 수군대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다』며 『가족에 미안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더 어려운 것은 국내 판매가 어려워 해외수출로 전략을 돌렸던 지난 80년대초. 한국제품이라는 이유로 외국에서 배척당했던 기억이다. 다행히 자동차 수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한국상품의 이미지가 좋아져 콘돔 수출의 길도 열리게 됐다.
이어 지난 86년 사업을 확장해 의료용 장갑과 고무골무도 생산하면서 의료용품 전문업체로 성장, 현재 월 2천8백만개의 콘돔과 6백만켤레의 수술용 장갑, 9천만개의 고무골무를 생산하고 있다.
해외에서 인정을 받게 돼 프랑스 공업규격마크인 NF마크를 획득하는 등 여러 국가에서 인증을 받았다. 현재 제품이 공급되는 지역은 북한 러시아를 포함해 50개 지역으로 특히 아프리카쪽에 수요가 최근들어 늘고 있다.
올해 목표는 국내시장을 넓히는 것. 지난달 이태원에 국내 최초로 「콘돔백화점」의 문을 열었으며 향후 30개의 체인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대표는 『청춘남녀가 자주 찾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떳떳하게 제품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사업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