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권희 기자] 『배 만드는 시간들이 나의 인생이었죠』
23일로 창립 25년을 맞은 현대중공업에서 24년간 배를 만들어온 李福洙(이복수·50·선체기술관리부)기장은 지난 17일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이날 그가 노르웨이의 고객에게 넘긴 수송선은 이 회사가 만든 6백71번째 배로 총 선박인도량 5천만t 기록을 돌파한 주역.
『영국 일본 업체는 1백년만에 그 기록을 세웠대요. 우리도 자랑할만 하지 않습니까. 기술자로서 보통 기쁨이 아니에요』
입사 초기 그는 하루 열다섯시간 일하며 몸으로 밀어붙여 만든 배가 「과연 뜰 수 있을까」 걱정어린 눈초리로 바라보기도 했다. 지금은 선체 가공 조립과정에서 불량작업을 개선하기 위한 현장관리를 맡아한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딱 어울리는 그는 혼자 외국어를 익히고 매일 새벽 수영장을 찾는등 젊게 살고 있다.
창립기념식 행사에서 기술자로는 사내 최고영예인 「보람의 현중인(現重人)」에 선정된 그는 수상을 뽐내기에 앞서 조선경기불황을 더 걱정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