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쿠레슈티〓홍권희기자] 시장경제가 덜 정착된 척박한 땅 루마니아에서도 사업가는 자란다. 마케팅업체 로맥스의 여사장 스테파니아 포프(41). 지난 93년에 창업, 작년에 총3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녀의 사업관(觀)은 똑소리가 난다.
『거래처회사 두개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45개로 불어났지만 더 늘리지는 않을래요. 우리 서비스 질이 떨어질지도 모르니까요. 우린 비즈니스만을 목표로 하지는 않아요』
다른 회사들도 그렇듯이 아파트를 개조해 사무실을 차린 포프는 주로 화학분야의 시장조사 등을 대행하고 틈틈이 수출입도 한다. 처음엔 국영회사와 유럽기업들을 연결시키는 일을 했다.
『이젠 세계가 무대입니다. 한국과의 거래도 트고 싶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쉽지 않네요』
물리학을 전공하고 원자력연구소에서 일하던 그를 엉뚱하게 사업가로 변신하도록 자극한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의 생활. 수학자인 남편 유학길에 미국을 찾아 4년을 지내면서 어깨너머로 시장경제를 배웠단다.
고국에서 개인사업이 허용됐다는 소식을 듣고 일시귀국해 회사를 차렸다. 미국에서는 팩시밀리와 인터넷으로 직원들에게 업무지시를 했다. 요즘 그녀는 하루 12시간씩 일한다. 뭔가 이뤄가는게 여간 재미있는게 아니다. 일요일도 따로 없다. 남편은 처음엔 찜찜해하더니 이젠 부사장 명함까지 새겨놓고 루마니아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