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명기자] 조세연구원이 재정경제원과 협의해 발표한 실명제 보완방안에서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중소기업에 대한 출자금이나 창업투자회사 벤처자금에 대해 「도강세(渡江稅)」조차 물리지 않고 자금출처 조사대상에서 빼주겠다는 항목이다.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되면 편법적인 상속이나 증여를 조장하고 특히 위장 중소기업에 투자한 사람이 세무당국과 결탁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소기업지원 금융기관에 출자할때 물리기로 한 도강세율 10∼20%도 현행 상속 증여세 최고세율이 45%라는 점에 비춰볼 때 너무 낮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1백억원을 가진 전주(錢主)가 성년인 아들 이름으로 위장 중소기업을 세운뒤 투자하면 세금 한푼 안내고 증여할 수있고 중소기업지원 금융기관에 출자하게 되면 현행 증여세보다 턱없이 낮은 도강세만 물면 되는 것이다.
28일 토론회에서도 지적됐지만 종합과세 최고세율 40%만 물면 금융소득 자료 일체를 국세청에 넘기지 않겠다는 부분도 차명예금을 부추길 소지가 많다.
실명확인을 생략한 송금의 제한을 아예 없애겠다는 발상은 「검은돈」의 자유로운 왕래를 묵인한다는 점에서 실명제의 기본골격을 흔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실명제 보완과 함께 제시한 「자금세탁방지법」이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아예 제외된 것은 주목된다.
이 법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실명제의 개편작업이 보완이 아닌 훼손으로 흐른다는 지적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