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泳三(김영삼)대통령은 4일 낮 金相廈(김상하)대한상의회장 등 경제5단체장을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참석자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폭소를 터뜨리는 등 오랜만에 밝은 표정을 보였다.
다음은 김대통령과 경제5단체장이 나눈 대화요지.
▼김대통령〓어려운 경제현실을 함께 걱정하고 여러분들의 고견을 듣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
▼김상하회장〓지금은 경제가 어렵지만 2,3년 후를 생각해 민간투자를 늘려야 한다. 대기업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과감한 금융개혁을 통해 금융제도를 선진화 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崔鍾賢(최종현)전경련회장〓우리 경제의 근본문제는 89년 이후의 임금상승이다. 아무리 자동화를 추진해도 1년에 10%의 원가절감을 하기 어려운 데 그동안 매년 20% 이상 임금이 올라 수출경쟁력이 떨어졌다.
임금인상의 억제와 국제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국가경쟁력회복의 핵심과제다.
▼朴相熙(박상희)중소기협회장〓고임금은 바로 대기업이 선도했다. 금융산업 진입에 규제가 심해 금리를 풀어놓아도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대기업의 사치품수입을 막아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의 금융기능을 보강해달라.
▼金昌星(김창성)경총회장〓선진국에서는 모두 임금인상분을 금액으로 표시하는 데 우리는 율(率)로 표시하고 있다. 금액으로 표시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무시하고 일률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具平會(구평회)무역협회장〓새 경제팀이 들어와 긴축재정과 규제완화방침 등을 밝혀 희망적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외국인투자를 과감히 풀어달라. 수출증대를 위해서는 금리안정이 핵심이다. 금리를 국제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선언만으로도 기업인들의 기를 살릴 수 있다.
▼김대통령〓솔직한 말씀에 감사한다. 말씀중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것은 과감히 추진하겠다. 금융기관의 어려움을 간과하지 않겠다. 금융산업개편이 이루어지면 장기적 안정의 바탕이 마련될 것이다.
현재의 경제난은 순환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함께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지표로 나타난 것보다 국민들이 더욱 위기감을 느끼고 기업들이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