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國調 스케치］검찰 인맥동원 특위반발 무마

○…金起秀(김기수)검찰총장이 인사말과 간부소개에 이어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은채 『한보사건 개요설명은 총무부장이 하겠다』며 마이크를 崔桓(최환)총무부장에게 넘기자 야당의원들은 『검찰총장이 직접하든지 중수부장이 보고하라』고 요구하면서 처음부터 신경전. 김총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국민회의 趙舜衡(조순형)의원은 『중수부장이 보고하지 않는 것은 국정조사를 받지않겠다는 의도 아니냐』며 총장을 질타. ○…최총무부장이 수사개요보고 마지막부분에서 수사기록은 절대 보여줄 수 없다고 주장하자 야당의원들은 서로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며 수사기록공개를 요구. 이에대해 신한국당 李信範(이신범)의원이 『이자리에 權魯甲(권노갑)의원과 함께 한보사건과 관련된 의원들이 있다』며 야당의 기록공개에 반대하자 국민회의 金民錫(김민석)의원은 얼굴을 붉히며 『이의원은 자료를 이미 봤다는 것인가. 우리는 깨끗하니 할테면 해보라』며 흥분. ○…검찰은 기록검증거부에 대한 한보특위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회시간을 이용, 검찰내 인맥을 동원해 특위위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한 여당의원은 『검찰에 있는 학교선배들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자료공개거부를 더 이상 문제삼지 말아 달라」고 간청했으며 이런 전화가 여러번 걸려왔다』고 털어놓기도. ○…이날 한보특위에서는 신한국당이 소속 의원들에게 사전배포한 「대검 질의 참고자료」내용(본보 4월4일자 보도)이 화제가 됐다. 국민회의 金景梓(김경재)의원은 신한국당 이신범의원이 국민회의 4인방 로비설을 거론하자 『신한국당이 만든 질의참고자료의 복사판이다. 감개무량하다』며 면박을 줘 이의원의 얼굴이 붉어졌다. 특위의 한 여당의원은 『정말로 망신이다. 어떻게 그런 자료를 만들 수 있느냐』며 개탄하기도. ○…첫 질의에 나선 자민련 李相晩(이상만)의원은 『1차수사에 책임을 지고 법무부장관과 중수부장이 교체됐는데 검찰총장은 책임이 없는가』라며 검찰총장을 몰아세우자 김총장은 한동안 말을 잃은채 당혹. 김총장은 그러나 『저의 거취를 묻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잠시 머뭇거리다 『제 거취를 거론할 만한 사유가 없었다』고 답변. 또 김총장은 정태수총회장이 대선자금을 제공한 것에 대해서도 수사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확인된 바 없다』고 잘라 말하고 『이번 사건은 부정대출과 인허가관계에 대한 수사를 벌일 뿐이다』고 답변. ○…이날 여야 국회의원과 김총장 사이에서는 「재수사」「떡값」등 용어사용 문제를 두고 한때 설전. 먼저 자민련 이상만의원이 『중수부장을 교체하고 재수사를 하게 된 것은 1차 수사가 청와대 등 여권의 외압에 의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김총장은 『「재수사」가 아니라 「계속수사」라는 말이 옳다』고 설명. 또 국민회의 조순형의원 등 일부 야당의원들이 『왜 떡값은 수사조차 하지 않느냐』고 묻자 김총장은 『검찰은 「떡값」이란 용어를 쓰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정치자금」으로 통한다』고 답변. 〈이원재·조원표·이호갑기자〉